깜짝 물세례에도 ‘껄껄’…“선수 때보다 기쁨 두 배, 주장 이청용이 MVP”

춘천 | 황민국 기자

우승 잔혹사 ‘마침표’ 홍명보 감독

울산 현대가 길고 긴 17년의 우승 한을 풀어낸 16일.

울산 홍명보 감독(53)은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수인 김민준과 설영우에게 깜짝 물세례를 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에 온몸이 흠뻑 젖은 그는 수건을 요청하면서도 “선수 시절보다 감독으로 우승하니 기쁨이 두 배”라고 껄껄 웃었다.

홍 감독이 이번 우승을 반기는 것은 역시 울산의 우승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울산은 과거 두 차례 정규리그에서 우승(1996년·2005년)했는데, 준우승을 무려 10번이나 하고도 우승 복은 없었다. 특히 지난 2019년부터는 3년 연속 선두를 달리다가 전북에 우승컵을 빼앗긴 아픔이 있다.

부임 첫해였던 지난해를 떠올린 홍 감독은 “지난해 (지도자로) K리그를 처음 경험했는데, 두 번의 실수는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올해는 처음부터 실수하지 않고 파이널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해 잘 끝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홍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10년마다 큰 성과를 내는 ‘10년 주기설’이 부각되기도 했다. 프로에 입문한 첫해였던 1992년 포항에서 우승으로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올해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홍 감독은 이번 우승 비결을 자신의 리더십보다 선수들의 몫으로 돌렸다. 그는 “올해도 매 순간 쉽지 않았으나 좋은 선수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내가 우승한 것도 선수들 덕”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 감독이 손꼽은 최고의 선수는 주장인 이청용이었다. 홍 감독은 “이청용에게 주장 역할을 맡기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자신의 커리어에 걸맞게 잘해줬다”면서 “경기 출전 시간이 나이에 비해 많았는데, 힘든 경기에서 더욱 빛을 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청용이 올해 MVP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홍 감독의 생각과 달리 이청용은 자신보다 엄원상이 MVP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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