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골문으로 가는 ‘물꼬’ 트인 곳으로…패스의 물줄기를 바꿔라

가시마 | 윤은용 기자

한국 축구, 뉴질랜드전 패인은 무의미한 ‘백패스’와 ‘횡패스’ 남발

공격수에 찬스 주는 전진패스·바른 공격 템포가 ‘승리의 길’ 판단

남은 경기서 체력 좋은 선수들 적극 활용해 ‘골문 열기’ 전력 투구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지난 24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시의 가시마 앤틀러스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가시마 | 윤은용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지난 24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시의 가시마 앤틀러스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가시마 | 윤은용 기자

뉴질랜드전 패배를 통해 김학범호는 도쿄 올림픽에서 가시밭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기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도 얻었다. 패스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 이게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김학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4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시의 가시마 앤틀러스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하면서 “공격수들한테 공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격수들에게 공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말은 앞을 향하는 전진패스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제 점유율 축구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짧은 패스를 통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종일관 주도권을 쥐고 가는 트렌드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그리고 이를 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거듭해 이제는 대처법이 많이 나온 상황이다.

김 감독이 점유율 축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강조한 키워드가 바로 ‘백패스’와 ‘횡패스’다. 무의미한 백패스와 횡패스는 경기의 템포를 느리게 만들어 상대에게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 김 감독은 그보다 전진패스의 숫자를 늘려 최대한 공격적인 축구를 팀에 이식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은 전부 이를 바탕으로 해 만들어졌다.

뉴질랜드전에서는 이 부분이 잘 안 됐다. 김 감독은 “뉴질랜드전을 분석해보니 백패스, 횡패스가 너무 많았다. 전반전에 146개, 후반전에 60개로 총 206개나 됐다”며 “패스의 70% 정도가 그랬다. 그러다보니 공격수들한테 공이 투입되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주도권을 쥔 것처럼 보이는 경기임에도 실상은 주도권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경기였다. 축구는 땅 따먹기 시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백패스와 횡패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김학범호의 장점인 빠른 템포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김 감독은 공을 뺏겨도 후방이 아닌 전방에서 뺏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시 공격 찬스를 만들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학범호의 2선은 대부분 빠르고 체력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이동준(울산), 엄원상(광주), 송민규(포항)가 이에 해당한다. 김 감독은 “경기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우리 강점인데, 선수들 스스로가 그걸 안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상대적으로 선수들 실력이 모자란 것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 세계대회가 주는 부담감이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 선수들은 체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이번 올림픽에 나온 어느 팀과 붙어도 안 떨어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시아를 넘은 세계대회이다보니 선수들 스스로 위축되면서 가진 것을 50%도 못 보여주고 있다”며 “일단 문제점은 찾았고 선수들도 충분히 주지했다. 이 부분만 개선되면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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