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선수 2명, 극적 ‘카불 탈출’

하경헌 기자

도쿄 패럴림픽 출전 무산 위기에…호주 정부가 나서

여자 태권도 쿠다다디(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포함한 두 명의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선수들이 그들의 탈출을 도운 군인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호주 ABC 방송 홈페이지 캡처

여자 태권도 쿠다다디(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포함한 두 명의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선수들이 그들의 탈출을 도운 군인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호주 ABC 방송 홈페이지 캡처

IPC, 태권도·육상 출전 추진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이 무산될 뻔했던 아프가니스탄의 대표선수 2명이 극적으로 패럴림픽 무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ABC 방송은 24일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가 호주의 항공편으로 카불 공항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무사히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ABC는 두 사람의 탈출을 도운 호주 군인들과 이들 두 선수가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유럽의 한 국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체류 중인 국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이들이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당 종목 국제경기연맹 및 관계 당국과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PC는 이미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선수들과의 연대 의지를 밝혀 이들의 출전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패럴림픽 개회식 선수단 입장 행사에서도 아프가니스탄의 국기가 선수 없이 5번째로 입장했다. 쿠다다디의 경우에는 태권도 여자 49㎏급 K44 등급에 출전이 예정돼 있다. 이 체급의 경기는 다음달 2일 예정돼 있어 도쿄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쿠다다디의 출전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된다.

당초 쿠다다디는 라소울리와 함께 지난 16일 카불을 떠나 도쿄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 세력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탈출을 위한 행렬이 카불 공항에 운집해 쿠다다디의 출국이 어려워졌다.

쿠다다디는 이에 최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요청한다”며 도쿄 패럴림픽 출전에 대한 도움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결국 호주 정부가 그의 외침에 답했고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던 호주 시민들과 대사관 직원 그리고 약 1000여명의 난민과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ABC 방송은 “호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선수를 포함한 50명 이상의 여자 스포츠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을 탈출시켰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 달라는 서한을 여러 나라 정부에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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