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약속의 땅’ 입성 16강을 향한 비장한 각오

더반 | 조미덥 기자

더 이상 기회 없다! 반드시 이기리라!

배수의 진을 치고 결전의 땅에 입성했다. 원정 월드컵 첫 16강을 이룰 절호의 기회, 태극전사들 머릿속엔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 베이스캠프인 남아공 루스텐버그를 떠나 더반에 도착했다. 전날 훈련을 마치면서 선수단은 “반드시 16강에 올라 이곳 루스텐버그 캠프로 다시 돌아오자”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더반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대표팀의 모든 것은 23일 오전 3시30분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맞춰졌다. 프린세스마고고 스타디움에서 진행한 훈련도 평소보다 늦은 저녁 시간에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전이 현지시간 오후 8시30분에 시작되는 것을 고려한 시간 배정이다. 저녁식사도 훈련 뒤로 미루고 오후 4시30분에 간식을 먹는 것으로 일정을 맞췄다.

훈련장은 “아르헨티나전 패배는 잊자”는 허정무 감독과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독려가 통한 듯 평소의 활기를 되찾았다. 장난을 치며 웃는 소리도 자주 새어나왔다.

훈련은 나이지리아에 대비한 수비와 역습에 맞춰졌다. 허정무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에 대해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추되, 뒷문을 열어두고 나가진 않겠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화려한 공격진이 큰 장점이지만 수비 조직력은 허술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전에서 이전 두 경기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패를 안고 있어 16강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국을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격에 치중하다보면 뒷공간이 소홀해지게 마련이다. 한국은 이 점을 공략해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노린다.

한편 나이지리아전이 열리는 날 더반의 날씨가 변수로 떠올랐다. 남아공 기상대는 한국-나이지리아전이 열리는 날 더반에 4㎜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잔디를 적시기에는 충분하다. 촉촉히 젖은 잔디는 미끄럽고 바운드된 공의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이영표(알 힐랄)는 “잔디가 촉촉하다면 공격 스피드가 빠른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매일 비가 갠 직후에 훈련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운명의 일전을 앞두고 막판 엔트리 구상에 잠겼다. 허 감독은 “주전의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지만 한두 명 변화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솔직히 나이지리아전을 위해 뽑았다”고 밝힌 이동국(전북)이 염기훈(수원) 대신 박주영(AS모나코)과 투톱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오른쪽 측면엔 아르헨티나전에 부진했던 오범석(울산) 대신 세네갈, 코트디부아르전 등 아프리카팀과의 경기에 중용했던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후반 분위기 반전을 위한 조커로는 공격수 이승렬(서울)과 안정환(다롄스더), 미드필더 김재성(포항)과 김보경(오이타)이 허 감독의 선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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