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28명 생존경쟁…5명은 ‘신과 함께’ 못 간다

황민국 기자

신태용 감독, 부상자 속출에 전력 극대화 초점 맞춰…21일 소집

“이런 상황 만들어 미안…두 차례 평가전서 다양한 시도 해볼 것”

러시아를 향한 생존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8)은 1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명단(23명)을 발표하는 대신 28명을 선발했다. 28명 중 5명은 월드컵 무대에서 탈락시키는 잔인한 구도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국가는 6월4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신 감독은 “나도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모두 본선에 가지 못해 누구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며 “이런 상황을 만들어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대표팀 소집 명단은 최종 명단과 동수로 선발해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신 감독도 같은 선택을 고려했지만, 부상자의 속출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처럼 엔트리를 더 뽑아 마지막까지 전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왼쪽 풀백인 김진수(26·전북)는 지난 3월 북아일랜드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재활 중이고, 중앙 수비수 김민재(22·전북)는 2일 오른쪽 다리 비골이 골절돼 회복에만 8주 가까이 걸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35·수원) 역시 9일 갈비뼈 골절로 쓰러져 4주 진단을 받았다.

신 감독은 “다치는 선수가 많이 생기면서 부담을 줄일 방법을 고민한 끝에 ‘23명’이 아닌 ‘23명+α’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의 옥석 가리기는 최대 약점으로 손꼽히는 수비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 풀백에는 김진수를 포함해 박주호(31·울산)와 홍철(28), 김민우(28·이상 상주) 등 4명의 선수를 뽑았다.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로 월드컵에 가더라도 최소 1명은 월드컵의 꿈을 접어야 한다. 중앙 수비는 최대 격전지로 불린다. 김민재가 제외된 대신 오반석(30·제주)이 첫 태극마크를 달며 발탁됐고, 장현수(27·FC도쿄)와 정승현(24·사간 도스), 권경원(26·톈진 취안젠), 김영권(28·광저우 헝다), 윤영선(30·성남FC) 등과 생존 경쟁을 벌인다. 6명 중 4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

미드필더도 쉽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와 문선민(26·제주)이 깜짝 발탁된 상황에서 경험이 풍부한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까지 합류해 2명이 탈락을 각오해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왼쪽 풀백 1명과 중앙 수비수 2명, 중앙 미드필더 1명, 윙어 1명은 빠지는 그림”이라고 분석했다.

신 감독은 21일 대표팀 선수들을 소집해 28일 온두라스(대구스타디움)와 6월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주월드컵경기장)와의 평가전을 통해 23명을 간추린 뒤 6월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넘어간다. 대표팀 내 경쟁력을 포함해 동료와 팀을 위한 희생정신도 판단 기준으로 제시됐다.

신 감독은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도 월드컵에 갈 수 있다”며 “국내에서 치르는 두 차례 평가전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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