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영웅’ 된 포그바 무리뉴는 어떻게 품을까

류형열 선임기자

소속팀 맨유서 부진했던 포그바

월드컵선 성숙해진 플레이 보여

냉랭했던 무리뉴도 활용법 고민

프랑스의 폴 포그바가 16일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모스크바 | EPA연합뉴스

프랑스의 폴 포그바가 16일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모스크바 | EPA연합뉴스

“배워라” “찾아라” “족쇄를 풀어주라” “증명하라”.

폴 포그바가 월드컵을 들어올리면서 조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향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쓸데없는 짓이다.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건 무리뉴가 아니다.

무리뉴는 무리뉴다. 그러나 무리뉴가 포그바를 어떻게 활용하고, 또 포그바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것이 맨유의 2018~2019시즌 성패를 좌우할 핵심 사안인 것만은 분명하다.

더구나 포그바는 월드컵 우승 주역으로 맨유에 복귀한다. 신분이 달라졌다. 어제의 포그바가 아니다. 무리뉴 역시 벤치에 앉히기도 했던 지난 시즌처럼 포그바를 대하진 못할 것이다. 포그바는 지난 시즌 맨유에서의 부진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크로아티아전 3번째 골의 기점이 됐던, 킬리안 음바페에게 보낸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떠올려보라. 포그바의 성공에는 화려한 플레이 외에도 주목할 만한 비밀이 숨어 있다. 포그바는 월드컵 6경기에서 7번의 슈팅을 날렸다. 경기당 1.17개꼴이다. 지난 시즌 맨유에서는 경기당 2.81개의 슈팅을 날렸다. 드리블 돌파 성공은 10개(경기당 1.67개·맨유에서는 경기당 3.74개). 반면 태클은 13개(경기당 2.17개)를 성공시켰다. 맨유에서는 경기당 1.22개였다. 공격 수치는 줄고, 수비는 늘었다. 전술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달라진 점이었다.

프랑스 골키퍼 위고 로리스는 “포그바가 나이 들면서 더 성숙해졌다”고 말했는데 위의 숫자가 이를 말해준다. 포그바가 무리뉴가 주문하고 기대했던 모습으로 월드컵에서 성공한 것은 아이러니처럼 보이기도 한다.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영입한 프레드의 가세는 프랑스 대표팀에서처럼 포그바를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요인이다. 4-3(포그바-마티치-프레드)-3(산체스-루카쿠-린가드)이든 4-2(마티치-프레드)-3(산체스-포그바-린가드)-1(루카쿠)이든 포그바는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적인 본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응골로 캉테와 블레즈 마튀디가 포그바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면 맨유에서는 마티치와 프레드가 있다.

무리뉴가 시즌 개막 전에 풀어야 하는 것은 포그바 문제만이 아니다. 맨유는 지금까지 프레드와 19살 풀백 디오고 달롯, 3순위 골키퍼 리 그랜트를 영입한 게 전부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풀백과 중앙 수비수, 오른쪽 공격수 자리를 보강하지 못했다. 여기에 알렉시스 산체스가 탈세 이력 때문에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하면서 맨유의 미국 투어에 합류하지 못한 것도 타격이다.

산체스는 지난 1월 맨유에 합류한 뒤 부진한 활약을 보였기에 본격적인 훈련을 하면서 조직력을 맞춰가는 게 중요한데 출발부터 암초에 막힌 셈이다. 그나마 루크 쇼가 피트니스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는 게 희망적인 요소다. 무리뉴의 머리가 당분간 복잡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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