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밖에 안 남은 아프간 철군 시계…바이든, 시한 연장할까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탈레반 “31일 완전 철수” 압박…미군, 이송작전 범위 넓혀

미 국방부, 바이든에 “24일까지 철군 연장 여부 결정해달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서 22일 미 해병대원들이 탈출하려는 아프간 피란민들을 돕고 있다. 미국 해병대 제공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서 22일 미 해병대원들이 탈출하려는 아프간 피란민들을 돕고 있다. 미국 해병대 제공

철군이냐, 연장이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 완료 시점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도 임박했다.

미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전날 하루 동안 미군 수송기 28대가 약 1만400명을 카불 공항에서 태우고 이륙했다고 밝혔다. 연합군 항공기 61대도 같은 기간에 5900명을 대피시켰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세운 하루 평균 5000~9000명 대피 목표를 처음으로 초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미군은 카불 공항 접근이 어려운 미국인 및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를 위해 헬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한 이송작전도 시작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카불 공항 접근이 봉쇄된 350명의 미국인을 수송하기 위해 헬기와 특수부대가 카불에 파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이 작전 범위를 카불 공항으로 한정하고 아프간을 떠나려면 카불 공항까지 자력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에 비하면 작전 범위가 넓어졌고, 그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대피작전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시간이다.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국방부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철군 시한 연장 여부를 24일까지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카불 공항 경비를 비롯해 미국인 등의 탈출작전에 투입된 미군이 5800여명인데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빼는 것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적어도 일주일 전에는 철수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탈레반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31일 완전 철수를 압박했다. 탈레반 정치국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적합한 증빙서류가 있는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막지 않겠다면서도 31일 이후까지 외국 군대가 잔류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카불에 파견된 미군이 탈레반 측과 매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레반이 31일 이후 미군 주둔에 크게 반발할 경우 아프간에서 다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간의 압박을 받으면서 대피작전의 초점이 좁혀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 시한 연장을 거부하고 있지만 보좌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연장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럴 경우 아프간인까지 대규모로 후송하기보다는 남은 미국인을 대피시키는 쪽으로 초점이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당국자는 시한이 연장되더라도 짧은 기간일 것이라면서 9·11 테러 20주년이 되는 다음달 11일 이전에는 후송작전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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