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데뷔전서 역전 타점과 안타, 견제사까지 모든 경험 한 번에.

이용균 기자
이정후가 29일 샌디에이고전 5회 데뷔 첫 안타를 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후가 29일 샌디에이고전 5회 데뷔 첫 안타를 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노련한 베테랑 다르빗슈 유를 맞이했고, 다르빗슈의 8색 변화구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정후는 자신이 가진 최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데뷔전에서 헛스윙을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다. 스윙을 시작하면 반드시 공을 맞혔다. 아니다 싶으면 자신있게 공을 흘려 보냈다.

이정후가 29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데뷔전이었던 만큼 유니폼 어깨에 ‘데뷔’라는 귀여운 패치를 붙였다. 3번째 타석에서 때린 안타 기념구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4번째 타석에는 희생뜬공으로 역전타점까지 기록했다. 현지 중계진은 “삼진 위기에서도 중요한 역전 타점을 올렸다.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와 안타, 타점까지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를 상대한 이정후는 몸쪽 초구를 잡아 당겨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지만 1루 파울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2구 슬로 커브(스트라이크)를 지켜 본 이정후는 3구 낮은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면서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서 삼진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자신을 지나간 공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다. 포수의 포구 위치를 확인하지 않는다. 이정후는 2구째 커브가 존을 통과했을 때는 평소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만 3구째 낮은 속구가 통과했을 때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포구 위치를 확인했다. 첫 타석에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했고, 이를 머리와 몸에 새겼다.

이정후는 두번째 타석에서 다르빗슈의 바깥쪽을 향한 공 3개를 모두 지켜보면서 3-0 카운트를 만들었다. 우완 다르빗슈가 던지는 백도어성 스위퍼와 슬라이더가 존 바깥쪽 먼쪽에서 돌아들어왔는데, 이정후는 꿈쩍하지 않았다. 4구째 바깥쪽 속구(93.1마일)도 그대로 지켜봤고 5구째 커브가 존을 통과했을 때는 살짝 아쉬워하는 동작도 나왔다.

자신이 판단한 공에 어설프게 스윙하지 않는 이정후는 볼카운특가 3-0에서 3-2로 바뀌자 스윙의 폭을 바꿨다. 스윙 타이밍을 다소 늦게 가져가며 여러가지 공에 대비한 이정후는 6구째 싱커에 스윙했고, 살짝 가라앉는 공을 정확히 때렸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샌디에이고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정면이었다.

이정후 | AP연합뉴스

이정후 | AP연합뉴스

이정후는 3번째 타석에서도 극도로 스윙을 아꼈다. 비슷한 공에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확신의 스윙으로 좋은 타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정확히 맞힐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된다.

이정후는 공을 지켜보며 메이저리그의 존을 확인했다. 볼카운트 3-1, 타격 기회에서도 몸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풀카운트에서 다르빗슈의 싱커가 존 높은 곳을 향했고, 드디어 이정후의 방망이가 나왔다. 이정후의 재능대로 정확히 맞힌 타구는 중견수를 향했고 샌디에이고 잭슨 메릴이 열심히 달려왔지만 원바운드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였다.

이정후의 첫 안타 공은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공을 받은 직원이 이를 관중석으로 집어 던지는 ‘페이크 장난’을 할 정도로 이정후는 팀의 중심이 됐다.

1루에 출루한 이정후는 다르빗슈의 초구 때 도루를 시도했지만 이를 간파한 다르빗슈가 1루에 견제구를 던지면서 주루사로 아웃됐다. 공식 기록은 도루실패. 2아웃 상황을 고려하면 1번 이정후의 도루 시도는 합리적 선택이었다. 다만, 다르빗슈가 조금 더 노련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 AP연합뉴스

이정후의 탁월한 선구안은 4번째 타석에서도 이어졌다. 샌디에이고는 위기에서 이정후 타석이 되자 일본 구원왕 출신 마쓰이 유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다르빗슈에 이어 마쓰이를 상대한 이정후는 초구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고 여지없이 방망이가 나왔다. 공이 방망이를 스쳤고, 파울로 기록했다. 이후 공 3개를 지켜 본 이정후는 5구째 92마일 포심이 존 높은 곳을 향하자 방망이를 돌렸고 중견수 희생뜬공으로 이어졌다. 3루주자 마이클 콘포토가 홈을 밟아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타점이 기록됐다.

NBC스포츠 BA 중계진도 이정후의 타격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계진은 7회초가 끝난 뒤 이정후의 타점 장면을 다시 분석한면서 “볼카운트 0-2로 몰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삼진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는데 잘 헤쳐나갔고, 뜬공으로 역전 타점을 올렸다. 오늘 아주 날카로운 스윙을 보였고, 안타와 타점으로 데뷔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타점은 결승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7회말 실점하면서 기회가 날아갔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남겼다.

이정후는 중견수 수비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안타 타구를 처리해 3루로 송구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6회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타구 처리는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이정후는 타구를 재빨리 쫓았으나 다이빙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안타로 만들었다.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뜬공 처리가 됐다면 더욱 인상 깊은 데뷔전이 될 뻔 했다. 타구를 놓치는 순간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이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경기는 샌디에이고의 6-4 승리로 끝났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 AFP 연합뉴스

샌디에이고 김하성 | AFP 연합뉴스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가 0-1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에서 이정후 오른쪽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김하성은 타일러 웨이드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았다. 2-1로 앞선 6회말 2사 3루에서 샌프란시스코 벤치는 김하성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김하성은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압박했지만 호세 아조카가 삼진을 당하며 이번에는 홈을 밟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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