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공항서 빈대·쥐 출몰? “민영화 명분 만들기” 음모론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필리핀의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의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 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의 한 공항에서 최근 해충과 쥐가 출몰하는 것을 둘러싸고 때아닌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NAIA)에서 최근 빈대와 바퀴벌레, 쥐가 돌아다니는 사진과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고 있다. 지난달 말 아키노공항 제2터미널의 벤치에서 빈대에 물렸다는 이야기가 올라오는 한편, 이달 초에는 제3터미널에서 커다란 쥐가 바닥을 돌아다니는 영상이 게시됐다.

갑작스레 공항에 해충과 쥐가 나타난 것을 두고 공항 민영화 명분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이어졌다. 지난달 16일 필리핀 정부는 아키노공항이 양조기업 산미구엘사 등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따라 민영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본금은 약 1조원에 달한다.

SCMP는 “아키노공항은 과거 수많은 문제에 시달렸지만 이번 해충 발생은 전례가 없어 보이며 시기도 의심스럽다. 해충 목격담과 민영화 발표가 맞물려 수많은 음모론을 불러일으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조작됐다는 가정도 나온다”고 전했다.

SCMP가 갈무리한 SNS 글을 보면 “쥐가 열린 공간을 저렇게 뛰어다닐 리 없다”, “현 정부의 계획을 좋아 보이게 하기 위한 선전처럼 느껴진다”, “쥐들이 낯선 곳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공항의 현재 이름을 바꾸고자 하는 구실일 수도 있다는 의심도 나왔다. 아키노공항은 1983년 독재자 마르코스에 의해 살해된 야당 지도자 베니그노 아키노의 이름을 따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이후 그의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공항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SCMP는 전했다.

이러한 음모론에 대해 아키노공항을 관리하는 마닐라국제공항국은 “믿기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해충 방제는 여전히 우리의 의무다. 해충 방제업체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측은 “해충과 쥐에 관한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 이는 국가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아키노국제공항 개발운영사업 컨소시엄에는 한국의 인천공항공사도 10%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2049년까지 25년간 아키노공항 여객터미널 확장(6200만명)과 운영 및 시설 유지보수를 맡는다.

아키노공항은 마닐라에서 12.5㎞ 떨어져 있으며 여객터미널 4개동과 활주로 2개를 보유했다. 2019년 기준 여객 4800만명, 화물 72만t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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