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흉기난동’으로 6명 사망…슬픔 잠긴 호주 시민들

최혜린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후 한 가족이 웨스트필드 본다이 정크션 쇼핑몰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후 한 가족이 웨스트필드 본다이 정크션 쇼핑몰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한 쇼핑센터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흉기 난동이 벌어져 시민 6명이 사망하고 9개월 아기를 포함한 12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피의자는 범행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에 따르면 한 남성이 이날 오후 3시20분쯤 시드니 동부 본다이 정크션에 있는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 30㎝ 길이의 흉기를 들고 나타나 범행을 저질렀다.

이곳은 시드니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데다, 인파가 많은 주말 낮 시간에 사건이 벌어져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BBC방송은 “쇼핑객들은 비명을 지르고 울면서 도망쳤고 일부는 탈의실에 숨었다”면서 “매장 밖에는 피에 젖은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많은 사람들이 흉기에 찔렸다” “한 남성이 큰 흉기를 들고 있다”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뒤따라가던 중 그가 방향을 틀어 흉기를 들이대자 총을 쏴 사살했다.

이 사건으로 쇼핑몰에 있던 시민 6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중에는 9개월 아기도 있었으며, 아이의 엄마는 흉기에 찔려 숨졌다. 목격자들은 “엄마가 흉기에 찔린 뒤 아이를 다른 시민들에게 건넸다”고 나인뉴스에 말했다. 아이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NSW주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40세 조엘 카우치를 지목하면서 특정 이념에 따른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앤서니 쿡 NSW 경찰청 부청장은 기자회견에서 “피의자는 정신 질환을 갖고 있었지만 전과는 없었다”면서 그의 거처를 수색한 결과 범행을 계획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퀸즐랜드 주에서 수년간 영어 과외 교사로 일하다 최근 NSW주 시드니로 이사했다. 피의자는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떠돌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망한 6명의 피해자 중 5명이 여성이라는 점, 여성에게만 달려들었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온 점을 고려해 여성을 표적 삼아 공격한 것인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정션의 한 도로에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을 놓고 애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정션의 한 도로에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을 놓고 애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호주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호주에서는 1996년 한 관광 명소에서 35명이 사망하는 총기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엄격한 총기규제법이 도입돼 무차별 흉기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총기 규제가 잘 되어 있어 축복받은 나라라고 생각해왔다. 호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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