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대규모 시위에 ‘퇴사시 수당지급’ 약속…수습 나섰지만 아이폰 생산 차질 이어질 듯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지난 23일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입고 방패를 든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영상이 담겨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지난 23일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입고 방패를 든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영상이 담겨 있다. AFP연합뉴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기업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인 중국 허난성(河南)성 정저우(鄭州) 공장 노동자들에게 퇴사를 원할 경우 일정한 수당을 지급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직원들의 추가 이탈이 발생할 경우 아이폰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은 지난 23일 정저우 공장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후 직원들에게 퇴사를 원할 경우 1인 당 1만위안(약 186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지를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최근 신규 채용된 직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8000위안을 주고 공장을 떠날 때 추가로 2000위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 금액이 급여와 격리 수당, 기타 비용 등을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콘은 “일부 노동자들이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퇴사 후 집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며 “회사는 그런 우려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는 전날 회사 측이 약속한 보너스 미지급과 열악한 환경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회사 측이 최근 직원들을 신규 채용하면서 내년 2월15일까지 근무할 경우 추가 수당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방적으로 기간을 한 달 연장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내에서 격리된 채 생활하고 있는 직원들은 부실한 음식과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 열악한 생활 및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시위는 새벽부터 장시간 지속되며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회사 측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수당 지급을 약속했고 당일 저녁 공장 가동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이 약속한 수당 지급이 신규 채용된 직원들에 국한되면서 공장 내에서는 여전히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회사 측의 수당 지급과 귀가 보장 조치에 따라 직원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아이폰의 공급 차질이 이어질 수도 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로 전 세계에 공급되는 아이폰의 70%, 아이폰14 시리즈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공장 안에서 생활하던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하면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회사 측이 신규 직원을 모집하고 기존 직원들의 복귀를 유도하면서 조금씩 생산 활동을 정상화해 왔지만 또 다시 직원들이 빠져나갈 경우 정상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태로 정저우 공장의 아이폰 생산이 더욱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폭스콘은 일단 이달 말까지 정저우 공장의 가동을 완전히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폭스콘 대변인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퇴사하는 직원들을 새로운 직원들로 대체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애플도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에 직원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 있는 팀원들이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폭스콘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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