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회원국, 영국 요청 수용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더 연기해달라는 영국 정부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브렉시트는 올해 세 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EU 27개국이 영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브렉시트를 2020년 1월31일까지 탄력적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결정은 문서를 통해 공식화될 것”이라고 했다. 투스크 의장이 언급한 ‘탄력적 연기’는 영국 의회가 EU와 영국 정부가 최근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할 경우 최종 시한보다 먼저 탈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는 내년 1월31일까지 다시 연기되게 됐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도 당분간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7일 EU와 극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영국 하원이 제동을 걸면서 지난 19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은 올해 의회 승인투표에서 세 차례 부결됐다. 브렉시트는 애초 예정일이었던 3월29일에서 4월12일로, 다시 4월12일에서 10월31일로 두 차례 연기됐고 메이 총리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3년4개월이 지나도록 EU를 탈퇴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EU 회원국은 브렉시트 연기에 찬성하는 분위기였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정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브렉시트가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며 ‘3개월 연기’에 반대해왔다.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영국에서 조기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존슨 총리는 의회에 조기총선 동의안을 상정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언론은 조기총선이 12월 중에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자유민주당은 조기총선에 찬성하지만 제1야당인 노동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총선 동의안이 통과되려면 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