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독일 ‘숄츠 시대’…포스트 메르켈은 ‘자유·정의·동맹’

박용하 기자

중도좌파 3당 ‘신호등 연정’

총선 두 달 만에 최종 합의

내달 초 9대 총리 취임 예정

최저임금 인상·탄소중립 등

정책 노선 변화 기류 ‘뚜렷’

숄츠가 온다 독일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4일(현지시간) 안나레나 배어복(왼쪽)·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왼쪽에서 두번째),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유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함께 연립정부 구성 합의안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러 가고 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

숄츠가 온다 독일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4일(현지시간) 안나레나 배어복(왼쪽)·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왼쪽에서 두번째),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유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함께 연립정부 구성 합의안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러 가고 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

독일의 차기 연립정부(연정) 구성 협상을 벌여온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이 24일(현지시간) 연정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9월 실시된 연방 총선거 이후 두 달 만에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게 됐다. SPD의 올라프 숄츠 총리 후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잇게 됐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중도좌파 성향의 SPD와 친환경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 친기업적 성향의 FDP는 이날 최종 회담 뒤 기자회견을 열고 연정과 관련된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이번 연정을 ‘자유와 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동맹’으로 규정했으며 새로운 독일을 위한 4년간의 정책 로드맵도 내놨다. 숄츠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진보에 대한 믿음, 정치가 좋은 일을 한다는 믿음으로 뭉쳤다”고 말했다.

앞서 SPD는 지난 9월26일 실시된 총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을 따돌리고 1당이 됐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집권하려면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했다. 독일 정치 사상 3당 연정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정은 각 정당의 상징색인 빨강(SPD), 노랑(FDP), 초록(녹색당)으로 인해 ‘신호등’ 연정으로도 불렸다.

이번 연정 협상의 성공으로 숄츠 후보는 16년간 집권해온 메르켈 총리의 뒤를 잇는 독일연방 9대 총리에 오르게 됐다. 숄츠 후보는 3개 정당 구성원들이 향후 10일 이내에 해당 합의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숄츠 후보는 이날 베를린 총리실에서 마지막 각료회의를 주재한 메르켈 총리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내각 구성과 관련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친기업 성향인 FDP의 크리스티안 린드너 대표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재무부를 맡게 된다. SPD는 내무부와 국방부 등 6개 부처를, 녹색당은 경제와 기후 보호, 에너지, 외무 등을 맡게 됐다. 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대표는 부총리, 또 다른 공동대표인 안나레나 배어복은 독일의 첫 여성 외무장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부 출범은 2005년부터 16년간 이어진 중도우파 내각이 끝나고 중도좌파 성향의 새 진용이 꾸려진 의미도 있다. 이날 공개한 연정 협약안에 따르면 정책 노선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법정 최저임금이 현행 9.6유로(약 1만2800원)에서 12유로(약 1만6000원)로 오르고, 석탄 화력발전 중단 시한은 기존 2038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팀도 설치된다. FDP의 성향이 반영되면서 국가 부채를 늘리는 데는 다소 제한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떠나고 24일(현지시간) 마지막 각료회의를 마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사를 하고 있다. 베를린 | AFP연합뉴스

메르켈 떠나고 24일(현지시간) 마지막 각료회의를 마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사를 하고 있다. 베를린 | AFP연합뉴스

메르켈 총리의 공식 임기는 지난달 종료됐으나 메르켈 내각은 새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 대행 체제를 유지한다. 지난 16년간 유로존 위기와 난민 위기, 브렉시트 등의 풍파를 극복해온 메르켈은 아직까지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메르켈은 독일 총리면서 유럽의 실질적 리더였다”며 “그는 연거푸 닥친 위기에서 유럽과 독일을 견인했으며,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독일이 유럽의 실권자가 되도록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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