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리우폴서 열병식” 심리전 속 우크라 “러 순양함 격침”

박은하 기자

러, ‘돈바스 대공세’ 앞두고

“함락”“항전” 엇갈린 주장

러 모스크바호 폭발 침몰

미 “9천억원 무기 추가 지원”

러시아군의 ‘돈바스 대공세’가 예고된 가운데 봉쇄 상태에서 40일 넘게 러시아군의 포격을 당해온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함락 위기에 몰렸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의 탄약이 바닥나고 일부는 항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군이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인 다음달 9일 마리우폴에서 열병식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 해병대 1000명이 항복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국영TV는 항복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는 영상을 방영했다.

우크라이나는 항복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현지 상황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2018년부터 우크라이나 해병에 복무하던 영국인이 12일 “식량, 물, 탄약이 완전히 바닥났다. 부대가 곧 항복할 것”이라고 지인에게 전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한 달 넘는 결사항전으로 러시아군의 진군을 늦췄지만 러시아군이 완전히 점령하면 가혹한 보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페트로 안드리우시센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내달 9일 마리우폴에서 열병식을 벌일 수 있도록 거리의 시신들을 치우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피해도 적지 않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해군의 순양함 모스크바호에서 매우 큰 화재가 발생해 탄약고가 폭발하는 등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승조원들은 모두 대피했다”며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는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격침에 가까운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호는 14일 신호가 끊겨 완전히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스크바호는 1만1500t, 길이 86m, 폭 21m 크기의 순양함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월24일 즈미니섬(뱀섬) 수비대에 항복을 권유하고 포격한 것이 모스크바호다.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의미한 군사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육상병력은 차질없이 돈바스로 집중하고 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의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평원 지대인 돈바스 지역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화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준비를 함에 따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계속해서 그들을 방어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8억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추가 지원 장비 목록을 보면 155㎜ 곡사포 18기와 포탄 4만발, 구소련제 Mi-17 수송 헬기 11대, M113 장갑차 200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3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대포병 레이더 등이 포함됐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일부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탱크 등 무기를 제공할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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