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넷플릭스법' 국민투표 통과 …“OTT 매출의 4% 스위스 문화산업에 투자”

스위스은행 앞 나부끼는 스위스국기/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OTT)가 자국 내 매출의 4%를 스위스의 콘텐츠 산업에 투자하도록 하는 이른 바 ‘넷플릭스법’을 15일(현지시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다.

스위스의 TV와 영화 및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이 법은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58.4%의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고 스위스의 다국어 공영방송 스위스인포가 전했다. 법에 따르면 OTT 업체들은 스위스 매출의 4%를 스위스 콘텐츠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는 OTT업체들이 스위스에서 제작된 영상을 구입하거나, 영상 제작에 직접 투자하거나 또는 투자 펀드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

이 법안은 또 스위스에 제공되는 스트리밍 서비스 내용의 30%는 스위스를 포함해 유럽에서 제작된 것으로 채우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알랭 베르세 내무장관은 투표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한해에 1800만스위스프랑(약 230억원)이 스위스 영상 업계에 새로 투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정부의 연간 영화계 직접 지원액(3900만 프랑)의 46% 수준이라고 스위스인포가 전했다. 법은 2024년부터 시행된다.

국민투표 과정에서 반대 의견도 있었다. 투자 할당량을 두는 것은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제적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다. 소비자의 가격 인상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넷플릭스는 결과를 존중하고 규제 시행을 위해 정부와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대변인은 “좋은 이야기는 어디서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거에도 스위스 콘텐츠에 투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디즈니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스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