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뱀섬 철수 하루만에 오데사 아파트 폭격…최소 19명 사망

노정연 기자
1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 미사일 폭격을 받고 연기에 휩싸여 있다. EPA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1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 미사일 폭격을 받고 연기에 휩싸여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군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주거지에 미사일 폭격을 가해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명이 다쳤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오전 1시쯤 오데사항 인근 지역에 있는 9층짜리 아파트와 리조트 건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어린이 6명과 임신부 1명을 포함한 또 다른 38명은 부상을 당해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구조당국은 대부분 희생자들은 아파트 건물 안에 있었다고 전했다.

오데사 지방정부 관계자는 “미사일 폭격을 받은 곳에서 현재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건물 일부가 무너져 사람들이 잔해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격당한 건물에는 152명이 살고 있으며, 지금까지 41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미사일은 흑해 상공의 러시아 전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흑해에 접한 항구도시인 오데사는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 거점이자 전략적 요충지 중 한 곳이다.

오데사에서는 지난 4월23일에도 러시아의 순항미사일이 주택가 등지에 떨어져 생후 3개월된 영아를 포함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온 바 있다. 지난 5월 9일에는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해 오데사의 호텔 2곳과 쇼핑몰을 폭격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지상군 화력을 집중하면서도 다른 지역의 주요 도시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소련제 미사일로 폭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보름간은 미사일 폭격이 2배로 늘어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공격은 전날 러시아가 ‘즈미니섬’(뱀섬)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러시아는 뱀섬 철수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조치라고 밝혔으나,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포격과 미사일, 공습에 견디지 못한 침략자들이 뱀섬을 떠났다”고 말했다.

뱀섬은 오데사에서 출발한 곡물 운송 선박들이 흑해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나가는 길목에 있다. 우크라이나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km 떨어진 이 섬은 몰도바와 나토 동맹국인 루마니아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개전 첫날인 지난 2월24일 흑해 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보내 뱀섬을 점령했다. 오데사 공격의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모스크바호가 항복하라고 회유하자 섬을 지키던 우크라이나 경비대원들이 “꺼져버려라”라고 응수하는 무전 내용이 CNN 보도를 통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병사들은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영웅이 됐고, 이들의 모습이 담긴 기념우표가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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