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총리, 경제 혼란 문책 인사
지난 3일 소득세 감세 ‘유턴’ 이어
법인세 인상 취소도 철회될 전망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사진)이 과도한 감세안으로 국채 가격 폭락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14일(현지시간) 물러났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후임에는 제러미 헌트 전 외교장관이 임명됐다. 이날 콰텡 장관은 “재무장관에서 물러나달라”는 리즈 트러스 총리의 요청을 자신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몇 주간 여러 차례 말했던 것처럼, 현 상태를 유지하는 건 선택지가 아니었다”며 “너무 오래도록 이 나라(영국)는 저성장과 높은 세율로 괴로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면서 “성공하기 위해선 이 부분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콰텡 장관 경질은 최근 영국 감세 정책이 자산시장과 세계 경제에 혼란을 끼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6일 총리에 취임한 이후 지난달 23일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 45%를 폐지하는 등 연 450억파운드(약 68조8600억원) 상당의 감세 조치와 법인세 인상 취소 등 비공식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예산 지출은 줄이지 않고 감세를 동반한 점에 대해 시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영국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가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지난달 26일 달러당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 수준인 1.03파운드까지 내려앉았으며 영국 국채 가격 또한 폭락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지난 3일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 계획을 철회하며 한 차례 ‘유턴’을 했다. 그러나 국채를 보유한 연기금까지 위험해지자 영국은행은 14일까지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섰다. 영국 정부가 법인세를 대상으로 두번째 유턴을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