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시다 총리, 후쿠시마 방문 “오염수 방출, 미룰 수 없다”

기시다 후미오(왼쪽 두 번째) 일본 총리가 17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도쿄전력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오염수 방출을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시절 결정한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교도·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17일 기시다 총리는 동일본대지진 피해지를 방문하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을 찾았다. 기시다 총리는 오노 아키라 도쿄전력 사장으로부터 해체 작업 현황과 처리된 오염수의 성분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후 탱크에 보관 중인 대량의 오염수를 보고 “많은 탱크가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미룰 수 없다고 통감했다”고 말했다. 오염수 해양 방출을 “미룰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사고의 여파로 시설에 빗물이나 지하수가 유입돼 하루 평균 140톤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오염수에는 다량의 핵물질이 들어있는데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여과해 저장탱크 안에 원전 부지 내에 보관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스가 전 총리 내각은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정식으로 결정했다. 기시다 내각 또한 오염수 방출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위해 풍평피해(잘못된 소문 등으로 인한 피해) 대책에 전력을 다할 방침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후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현 나미에초로 이동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묘를 방문, 헌화하며 애도했다. 그는 전날에는 이와테·미야기현을 방문하는 등 동일본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 이틀째 머물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 유권자들에게 경기 부양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