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오는데 일기예보까지 먹통…일 이통사 통신장애 대혼란

박은하 기자
다카하시 도모코 KDDI 사장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장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NHK뉴스화면

다카하시 도모코 KDDI 사장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장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NHK뉴스화면

일본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KDDI의 통신에 대규모 장애가 발생해 40시간 가까이 혼란이 벌어졌다. 이 회사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개인 간 통화와 데이터통신, 기업들의 금융, 물류서비스와 기상예보까지 중단됐다.

다카하시 마코토 KDDI 사장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넘게 통신 장애가 지속돼 저가 휴대폰 브랜드 가입자 등 총 3915만 명이 장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 인프라를 지지하는, 또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통신사업자로서 고객에 큰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말했다.

장애는 전날 오전 1시 35분쯤부터 발생해 하루 넘게 이어졌다. 통신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기기 교환을 한 것이 계기였다. KDDI는 서일본 지역은 이날 오전 11시쯤, 동일본 지역은 오후 5시 30분쯤 복구 작업을 마쳤다. 복구작업 종료 후에도 네트워크 검증 문제 등으로 오후 8시 넘게까지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가 이어졌다.

통신 장애의 영향을 전방위적으로 미쳤다. 기상청, 택배회사, 철도회사, 은행 등 KDDI의 망을 사용하던 법인 서비스까지 마비돼 대혼란이 벌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기온, 강수량 등의 관측 정보를 다루는 지역 기상관측시스템에서 일부 데이터를 보낼 수 없게 됐으며 이로 인해 2일 오후 6시 기준 전국에 있는 1300개 관측점 가운데 약 480곳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후현의 오가키교리츠은행은 일부 자동화기기(ATM) 이용이 중단됐다. 수도권의 일부 버스업체는 위치정보 제공 시스템이 마비됐다. 일본 최대 택배업체인 야마토홀딩스는 배송 상황 확인 시스템의 정보가 갱신되지 않아 배달에 지장을 겪었다. 우편 회사 닛폰유빈은 화물열차 지연으로 인해 일부 배송이 지연됐다. 일본항공(JAL)도 하네다, 나리타 공항에서 직원용 무선기기 사용에 차질을 빚었다.

기네코 야스시 총무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와 열사병 위험이 커지고 태풍 4호가 접근하고 있는 시점에 휴대전화 서비스에 장애가 생겨, 소방·구급 등 긴급신고에 지장을 일으킨 것은 심각하한 일”이라며 “전기통신사업법상 중대사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사고가 이동통신사가 일으킨 사고 중에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물인터넷(IoT) 사업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이번 통신장애의 영향이 특히 컸다고 분석했다. KDDI는 개인용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하자 법인 고객 대상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올해 3월 말 기준 약 2450만 회선을 제공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주요 이동통신사 서비스가 대규모 통신 장애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가 29시간에 걸친 통신 장애를 겪은 뒤 총무성의 행정 지도를 받았다. 3대 이통사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의 경우 2018년 12월 통신 장애로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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