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계 유대인 피는 줘도 안 써” 이스라엘 국제구호단체서 인종차별

주영재 기자

국회의원 채혈 거부로 논란

국제적십자·적신월연맹에 가입된 이스라엘 국제구호단체 적수정(MDA)이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의원의 헌혈을 거부해 인종차별 비판을 받고 있다.

적수정은 11일 헌혈을 하기 위해 의회에 있는 헌혈센터를 찾은 니나 타마노 샤타(32)에게 “보건부의 지침에 따라 특수한 종인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의 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채혈을 거부했다. 중도성향의 예쉬 아티드당 의원인 샤타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공동체 전체를 모욕하고 있다”며 “3살 때부터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고 군 복무도 마친 두 아이의 엄마다. 이런 식으로 대접받을 이유가 없다”고 항의했다.

적수정은 16년 전에도 기증받은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의 피를 사용하지 않고 폐기해 거센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고등학생으로 항의 시위를 이끌었던 샤타 의원은 “이후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수십년간 이스라엘이 피와 피를 차별하는 관행을 지속하는 데 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적수정의 헌혈부서장은 “보건부 규정은 1977년 이후 에이즈 만연 국가에서 1년 이상 거주하거나 태어난 사람의 혈액 수혈을 금지하고 있다”며 “기증을 원하면 채혈할 준비가 돼 있지만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 Y넷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자 정부 내에서도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샤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의 규정이 만들어진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스라엘 안에서 한 피를 다른 피와 차별해선 안된다”며 “모든 국민에게 헌혈을 허용하는 새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크네세트(의회) 사무총장 로렌 플로트는 헌혈센터 철수를 명하고, 18일 내무위원회에서 긴급 토의를 열기로 했다.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수송작전인 1984년 ‘모세’와 1991년 ‘솔로몬’ 등으로 지난 30년간 이스라엘로 이주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은 10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이들은 사립학교 취학이 거부당하거나 랍비직 취임 요건이 더 엄격히 적용되는 등 아랍계 이스라엘인과 함께 차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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