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후 가자지구 다국적군 주둔 논의···중동 국가 반응은 ‘싸늘’

선명수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알파루크 모스크 폐허 위에서 주민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의 정오 기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알파루크 모스크 폐허 위에서 주민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의 정오 기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에 다국적군이나 팔레스타인인들로 구성된 평화유지단을 두는 계획을 중동 국가들과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올해 초 전후 가자지구에 주둔할 다국적군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말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점령하며 곧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전후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들은 가자지구에 미군이 포함되지 않는 다국적 군대를 두고 미국과 중동 내 여러 국가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중심이 된 평화유지단을 구성하고, 필요하다면 2만여명 규모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산하 보안군 일부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거론됐다.

조 바이든 정부는 이런 방안을 두고 중동 내 협력 국가들과 논의를 진행했으나, 확실한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중동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전제로 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가동하겠다는 확실한 보장과 이행 계획이 있을 경우에만 다국적군 참여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이 끝난 뒤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적 통제권을 갖겠다고 주장하고, 이스라엘 극우 정치권 일각에선 가자지구 ‘재점령’ 주장까지 나오는 점 역시 중동 국가들의 입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인질 구출’과 ‘하마스 궤멸’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한 이스라엘도 전후 계획 논의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당국자는 “역내 협력국들과 어떤 기여를 하고 무엇을 수용할 것인지 등과 관련한 논의를 했지만, 이스라엘 측 파트너들은 이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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