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란 "북·미회담은 악마와의 거래" 유럽 "트럼프, 적과 친구도 구별 못해"

심진용 기자

이란 보수지 케이한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자 신문 1면에 “악마와의 거래”라고 적었다. 전날 이란 외무부 바흐람 거세미 대변인은 주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간 행태를 보면 북·미 회담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북한도 회담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란 핵합의 등 협약에서 탈퇴하고 책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과 북한의 합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미국이 북한과의 합의를 빌미 삼아 한층 더 큰 압박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북·미 회담은 이란과의 전쟁을 알리는 서곡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생각하는 진정한 위협은 이란이다. 그들은 북한 문제를 정리한 다음 이란을 상대하려 한다”면서 “워싱턴 매파들은 테헤란을 상대하는데 외교적 해법은 더이상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와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유럽의 우방국들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 칼럼니스트 리처드 울프는 북·미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인물, 혹은 적과 친구를 구별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트럼프가 지난 8~9일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거부하고, 일정도 모두 마치지 않은 채 싱가포르로 날아가 ‘적성국’ 지도자와 회담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독일 주간 슈피겔도 “트럼프를 고립시킬 때가 됐다”면서 “트럼프가 우방국을 적국보다 더 나쁘게 대한다는 사실이 G7 회의에서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고 적었다. 슈피겔은 “독일과 프랑스, 캐나다 같은 서구 국가들은 이제 트럼프의 바보짓에 엑스트라 역할 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면서 “서구 지도자들은 오랜 외교 이상과 규범에 따라 행동해왔지만 트럼프 같은 이를 상대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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