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 접종률 따라 코로나 위험도 차이···'2개의 미국' 가시화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코비드 액트 나우’가 분류한 미국 각 주별 코로나19 위험도. 주황색 지역은 고위험, 연두색은 저위험, 노랑색은 중위험 지역이다.

‘코비드 액트 나우’가 분류한 미국 각 주별 코로나19 위험도. 주황색 지역은 고위험, 연두색은 저위험, 노랑색은 중위험 지역이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에 따라 코로나19 위험도가 달라지는 양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신종 ‘델타 변이’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등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보건 전문가들이 우려해온 ‘2개의 미국’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동향 추적 연구단체 ‘코비드 액트 나우’가 아칸소·네바다·미주리 등 12개 주를 코로나19 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고 보도했다. 스탠포드·하버드·조지타운대 등이 참여한 코비드 액트 나우는 코로나19 감염률, 백신 접종률, 중환자 수용 능력 등 6개 요소를 기준으로 지역별 위험도를 극도로 위험, 매우 위험, 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유타·와이오밍·네브래스카·캔자스·오클라호마·미시시피·루이지애나·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도 위험 12개 주에 포함됐다. 에릭 토폴 스크립스중개연구소 교수는 12개 위험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 신규 확진자의 35%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저위험은 메사추세츠·버몬트 등 2개 주에 그쳤고, 나머지 36개 주는 중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저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메사추세츠와 버몬트는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성인이 80%가 넘고 델타 변이 감염자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성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47%에 그친다. 반면 위험 지역인 아칸소·네바다·미주리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성인 비율이 각각 34%, 42%, 39%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이 지역 신규 확진자의 무려 80%가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CNN 방송도 지난 1주일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에서는 주민 10만명당 신규 감염자가 평균 6명 나온 반면 접종률이 높은 주에서는 10만명당 평균 2.2명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백신 접종률이 34%에 그친 아칸소는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16명에 달했지만,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은 버몬트는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1명에 그쳤다. 백신 접종률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가 거의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 것이다.

지역별 코로나19 위험도는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위험으로 분류된 12개 주 가운데 네바다와 네브래스카를 제외한 10개 주는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지역일수록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코로나19 위험이 높은 경향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이런 현상은 2개의 미국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29일 “낮은 백신 접종률에 높은 수준의 전염 효율성을 지닌 변이가 겹치면 백신을 덜 맞은 지역은 그게 주든, 시든, 카운티든, 개별적인 일탈을 보게 될 것”이라며 “거의 2개의 미국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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