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대형 산불로 지난달 탄소 배출 3억4300만톤 ‘사상 최대’

박용하 기자

고온건조·강풍 겹쳐 미국·유럽 등 장기간 진화 애로

기후변화 탓 최근 빈발…인명·재산 막대한 피해 발생

<b>대형 산불의 무서운 기세</b> 30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에비아섬까지 번진 불길을 잡기 위해 소방관이 화염 속에서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섬 주민과 관광객 수백명이 배를 타고 바다로 긴급하게 대피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형 산불의 무서운 기세 30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에비아섬까지 번진 불길을 잡기 위해 소방관이 화염 속에서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섬 주민과 관광객 수백명이 배를 타고 바다로 긴급하게 대피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상고온 현상으로 지난달 전 세계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산불이 발생했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대형산불 ‘딕시’로 인해 지난 주말까지 로스앤젤레스(LA)보다 넓은 면적의 산림이 소실됐다. 유럽에서도 산불이 장기간 이어지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CAMS)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화재로 3억4300만t의 탄소가 배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2014년 7월의 배출량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관측 시작(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달 산불에 따른 피해가 사실상 역대 최대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CAMS 측은 배출된 탄소의 절반 이상은 이상고온 현상을 보인 북미와 시베리아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캐나다와 미 서부 지역에서는 이상고온에 따른 폭염과 산불이 발생, 막대한 규모의 삼림을 태운 바 있다.

시베리아에서도 잦은 산불로 많은 면적의 타이가(침엽수림)가 소실됐다. 러시아 극동의 사하공화국은 최근 150년 사이 가장 건조한 여름을 겪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 주말에도 산불이 이어졌다. 미국 산림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딕시’ 산불은 최초 발생한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약 1807㎢의 산림을 태웠다. 딕시는 올여름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산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며, 캘리포니아의 산불 중에서는 역대 세 번째 규모다. 이번 산불은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와 가뭄, 강풍이 겹치면서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대규모 산불이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역대 발생한 대형산불 10개 중 6개가 지난 1년 사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유럽에서도 산불이 이어지며 피해가 잇따랐다. 이탈리아에서는 남부 지역인 칼라브리아주 산로렌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방화 작업을 하던 주민 2명이 숨졌다. 그리스에서는 수도 아테네 외곽에서 시작된 화재가 약 일주일간 계속되며 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대피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화마로 잃은 가축의 수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부 유럽에 집중된 산불로 약 1280㎢의 면적이 불탔다. 이는 평년 수준의 8배에 달하는 규모다. EU 재난위험관리국의 기상학자 제수스 산미구엘 아얀스 박사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산불 취약지역이 지중해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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