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휘발유, 99년 만에 역사 속으로

박하얀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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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휘발유가 10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30일(현지시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유연휘발유를 사용하고 있던 알제리가 지난달 연료 사용과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고 밝혔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유연휘발유 시대가 공식적으로 끝났다면서 “유연휘발유 금지가 성공적으로 시행된 것은 전 세계 건강과 환경에 중대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유연휘발유는 1922년 처음 사용 특허를 받았다. 엔진 성능을 높이는 연료로 인기를 얻었고 1970년대에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휘발유가 유연휘발유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납 중독 사례가 발생하면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드러났다. 유연휘발유에 함유된 테트라에틸납 가서에 노출되면 어린이의 뇌에 영향을 미쳐 지적 장애를 일으키고 조기 사망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한 세기 동안 공기, 토양, 식수, 식량 작물을 오염시켜 심장병, 뇌졸중, 암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은 1973년부터 단계적으로 유연휘발유 퇴출에 나서 1986년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많은 다른 나라들이 그 뒤를 따랐고 한국도 1993년 1월1일부터 유연휘발유 사용을 금지하고 무연휘발유 사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2002년까지도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유연휘발유를 사용했다. 유연휘발유의 완전 퇴출은 UNEP가 주도한 ‘청정연료 및 차량을 위한 파트너십’의 20년 가까운 캠페인의 결과다.

알제리까지 동참하면서 99년만에 유연휘발유 사용은 끝났지만 기존에 사용한 연료에 따른 후유증은 이어질 전망이다. 2000년 유연휘발유를 금지한 영국 런던에서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연료가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연휘발유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앞으로는 화석 연료 폐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유엔은 자동차의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청정 연료 사용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청정 연료와 차량의 조합으로 배출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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