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길이만 2.5m 넘는 거대한 쥬라기 시대 익룡 화석이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스코틀랜드 북서부 낙도인 스카이섬 해안에서 발굴한 익룡 화석에 대한 연구결과 화석은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익룡으로 판명됐다고 22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보도했다.
화석은 연구팀 소속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아멜리에 페니가 2017년 처음으로 발견했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석회암 해안에 익룡의 턱뼈 부위가 눈에 띈 것이다. 연구팀은 썰물 때마다 해안으로 가서 다이아몬드 끌이 달린 톱으로 암석을 잘라냈다. 마침내 역대 익룡 화석 가운데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화석을 얻었다.
관련 논문 제1저자인 나탈리아 야기엘스카 에든버러대 수석연구원은 “익룡은 날기 위해 가볍고 섬세한 뼈를 가졌고 이 때문에 뼈가 거의 화석으로 남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는데, 이 화석은 죽은 지 1억6000만년이 지났는데도 거의 완전하게 깨끗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특히 이빨은 어제 죽은 생물마냥 반짝이는 법랑질 덮개로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익룡의 학명을 ‘자크 스키안아크’(Dearc sgiathanach)라고 명명했다. 스코틀랜드 켈트인의 고유어인 게일어로 ‘날개 달린 파충류’란 뜻이다. 뼈 성장을 분석한 결과 익룡은 성체가 되지 않은 상태로 몸무게는 10kg이 되지 않으며 날개 길이는 2.5m였다. 성체가 되면 날개 길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익룡이 뛰어낙 시력을 가졌으며 날카로운 송곳니와 뚜렷한 이빨로 물고기와 오징어를 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학계는 기존 가설을 뒤집게 됐다. 과학자들은 약 2억3000만년 전 나타난 익룡이 처음에는 갈매기와 비슷한 크기였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약 1억5000만년 전부터 등장한 조류와 경쟁하면서 익룡의 크기가 커져, 약 6500만 전인 백악기에 와서야 전투기 크기 만큼 커졌다는 것이 기존의 가설이었다. 자크 화석은 익룡이 지금까지 학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는 전했다.
에든버러대학 고생물학 교수 스티브 브루새트는 “조류가 출현해 하늘을 놓고 서로 경쟁하면서 익룡의 덩치가 커지기 시작했다는 가설이 제기돼 있다”면서 “하지만 자크는 조류가 출현하기 전에 이미 현대 조류 중 가장 큰 종만큼 커져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기존 가설을 망쳐놓았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고생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화석은 추가 연구를 위해 스코틀랜드국립박물관 컬렉션에 추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