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영국과도 ‘트럼프표 철강 관세’ 철폐…한국과 재협상엔 여전히 난색

노정연 기자

EU·일본 이어 ‘무관세’ 합의

한국, 쿼터제 요건 개선 요구

미국이 영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매겨왔던 고율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하며 유럽연합(EU), 일본에 이어 영국과의 철강 분쟁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하지만 한국과의 재협상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개선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연간 50만t의 영국산 철강제품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하기로 영국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산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연간 2만1600t까지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2018년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주요 수출국과 마찰을 빚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되돌리는 협상에 나서며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 지난달에는 일본과 저율할당관세(TRQ) 방식을 통해 철강 제품 고율 관세를 해소했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넘어서는 물량에만 기준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로, 이를 통해 총 430만t의 유럽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됐다. 일본과도 오는 4월부터 일본산 철강 제품 중 연간 125만t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쿼터 적용 및 관세 개선을 위해 미국에 협상 재개를 요청해왔지만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해 관련 협상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2018년 고율 관세 대신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수출량의 70%로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이로 인해 연평균 380만t이었던 한국산 철강 제품의 미국 수출량은 쿼터제 이후 200만t대로 줄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 16일 SK실트론 미시간 공장 증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철강관세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 다른 많은 나라보다 더 나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협상에 계속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전면 재협상보다는 해당 분기에 소진하지 못한 쿼터를 다음 분기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미국 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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