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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깃발/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합본팩

[DVD코멘트]‘아버지의 깃발/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합본팩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미 미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담배를 질겅질겅 씹으며 냉소적인 표정을 짓던 마카로니 웨스턴 시절의 배우로서도 훌륭했지만 ‘노인의 지혜’를 보여주는 최근의 연출작에 대해선 더 큰 찬사를 보낼 만하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 간의 격전지였던 이오지마 전투를 양측의 시각으로 각각 담아낸 연작 영화다. ‘아버지의 깃발’은 한국에서 개봉했으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결국 상영되지 못했다.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외에도 전쟁을 일본인의 시각에서 다루었다는 점이 한국 관객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는 우려에서였다.

미국인 이스트우드 감독은 승패를 사이에 두고 어느 한편의 입장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통속적인 휴머니즘을 통해 ‘모두가 피해자’라는 식의 뻔한 설교를 늘어놓는 것도 아니다. 그는 단지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사연을 차분히 보여준다. 이들은 군인인 동시에 누군가의 아들, 아버지, 형제였다. 그 사실을 명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전쟁의 비극을 전하는 데 충분하다.

부가 영상물은 충실하다. 감독과 원작자,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에 대한 배경과 제작 당시 상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소장한 뒤 두고두고 꺼내 볼 만한 작품이다. 돌비디지털 5.1 채널, 2.40: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지원, 4만700원.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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