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조작 ‘입맞춘 卞-申’ 결국…수사 80여일만에 나란히 구속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11일 구속 수감됐다. 지난달 18일 검찰이 신씨에 대해 청구한 영장이 기각된 지 한달여 만이다. 서울 서부지원 형사 11부 장진훈 부장판사는 이날 변전실장과 신씨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영장 발부를 계기로 더욱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증거조작 ‘입맞춘 卞-申’ 결국…수사 80여일만에 나란히 구속

검찰은 특히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 대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며 “신씨로부터 조형물 리베이트 일부를 받아쓴 만큼 횡령의 공범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변·신씨 외에 2~3명이 추가로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변전실장에 대해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씨에 대해서는 횡령, 알선수재,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사기회생, 제3자 뇌물수수 공범, 업무방해 등 8개 혐의를 들어 영장을 재청구했다.

신씨는 영등포구치소로 이송되면서 “그 동안 잘못된 판단으로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변·신씨 1년여간 비밀스러운 전화통화에 증거인멸 시도”=검찰 수사과정에서 두 사람이 증거를 조작하고 입을 맞춘 정황 등이 법원의 영장발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변전실장과 신씨는 1년 전부터 비밀전화를 통해 서로 많은 통화를 해왔으며 특히 지난 9월 이 전화를 해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 “횡령금 전액을 다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드러났다. 장부장판사는 이같은 행위를 증거인멸 및 조작 시도로 판단했다.

장부장판사는 또 “사안이 중대하다”며 변전실장과 신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특히 신씨의 경우 기업체 후원 및 조각품 알선과정에서 5억여원을 횡령하는 등 추가로 드러난 범죄혐의 중하다고 봤다. 변전실장에 대해선 국고를 개인적 목적에 이용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남은 수사 뭔가=검찰은 최근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스님 주변 인물들의 2005∼2006년 금융거래 내역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차명계좌 존재 여부와 자금 흐름을 추적해 왔다. 검찰이 ‘변-신-영배 3각 커넥션’ 의혹 규명에 주력하는 것은 사건의 진원지인 동국대에 대한 조사가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열쇠라는 인식 때문이다.

박문순 관장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괴자금 62억원의 성격 규명도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다. 검찰은 이 괴자금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이거나 김전회장이 횡령한 공적자금 310억원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씨와 박관장이 함께 저지른 성곡미술관 공금 횡령의 전모를 정확히 밝히는 것도 향후 검찰 수사 과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변전실장이 성곡미술관 후원금 모금 과정에서 고교 동문 등 기업인들에게 청탁을 한 과정과 동국대와 불교계 등에 대한 예산 지원에 개입한 과정 등을 규명해 대가성, 직무 관련성 등을 확고히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신중해진 법원=법원은 이날 오후 신씨와 변전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차례로 벌였다. 서부지원은 이례적으로 영장전담재판부 대신 형사 11부 장진훈 부장판사로 하여금 두 사람의 구속여부를 심리토록 했다.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터라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심리는 예정대로 2시간여씩 진행됐으나 장부장판사는 영장발부 여부에 대한 검토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당초 이날 오후 9시쯤 나올 것이라는 결과가 오후 11시가 넘어 나온 것은 법원이 영장발부에 신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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