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없는 천사’ 9년째 선행

전주 | 박용근기자

10차례에 걸쳐 총 8110만원 놓고 사라져

전북 전주에 해마다 나타났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사랑을 전했다.

전주 ‘얼굴없는 천사’ 9년째 선행

23일 오후 1시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30대 후반으로 짐작되는 남자는 “지하 주차장 옆 화단에 가보면 박스 하나가 있으니 가져가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얼굴 없는 천사임을 짐작한 주민센터 직원이 화단에 가보니 복사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다. 박스 안에는 1만원짜리 100장 묶음 20뭉치와 동전 38만원 등 2038만1000원이 들어 있는 저금통이 있었다.

박스 안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메모지도 들어 있었다.

전주시 노송동에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시작된 것은 2000년 4월. 당시 중노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렇게 올해까지 9년 동안 10차례에 걸쳐 전달된 성금은 모두 8109만7200원에 이른다.

해마다 선행이 되풀이되면서 얼굴 없는 천사가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전화 한 통으로 돈이 놓인 장소만 알려주고 사라지는 바람에 얼굴은 물론 이름, 나이도 모른다.

추측도 무성하다. 신원을 밝히기 곤란한 과거 ‘폭력배’나 인근 ‘집창촌 포주’일 것이라는 설이 나도는가 하면 신앙심이 깊은 성공한 사업가일 것이라는 말도 있다. 전주시민들은 이런 추측과 무관하게 ‘얼굴 없는 천사’로 부르며 흐뭇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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