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새해 소망 “세월호 진실 밝혀지고 치유하는 새해 됐으면”

박은하·이삭 기자

희생자 304명 기리며 추모제 3시4분 시작

가족대책위, 1일 시민 초청 ‘엄마의 따뜻한 밥상’ 열어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낮 12시부터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희생자 304명을 기리는 뜻에서 이날 오후 3시4분에 시작한 세월호 참사 추모 송년 문화제 ‘아듀 2014 광화문 잊지 않을게’에 참석한 시민들이 일찌감치 광장을 메웠다. 한 해 마지막을 세월호 참사 가족과 보내기로 한 시민들은 “2015년에는 꼭 진실이 밝혀지고 가족들이 평화와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듀 2014 광화문 잊지 않을게’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듀 2014 광화문 잊지 않을게’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인천 미산초 6학년 장우영양(12)은 친구 4명과 함께 광장을 찾았다. 장양은 “뉴스에서 유가족들이 무릎 꿇으면서 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봤는데 속상했다”며 “2015년에는 안전문제도 해결되고, 국가에서 세월호 가족에게 정식으로 사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채현양(18)은 “사고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대책이 너무 지연되고 있다. 사실만 밝혀주면 끝나는 일”이라며 “진실이 밝혀져 가족들이 평화를 찾고 그만 고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에 사는 박모씨(44)는 참사 이후 4번이나 광화문을 찾았다. 박씨는 “(단식 농성이 진행된) 7월24일 이곳을 처음 찾았다. 옆에 한 사람이라도 서 있어 주면 가족들에게 힘이 나지 않을까 해서 여러 번 왔다. 시민들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에 사는 고종수씨(68)는 “아이들이 많이 죽어서 참 속상한 한 해였다. 숨진 아이들이 손녀 또래”라며 “대통령이 2015년에는 책임지고 꼭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미경씨(44)는 지난 5월 이후 수원 금곡동에서 매주 열린 세월호 촛불 추모모임에 참여했다. 심씨는 “세월호 참사를 중심축에 놓고 흘러온 한 해였다”며 “특별법 문제에 관심 있었지만 지금은 유가족 한 명 한 명의 삶과 아픔이 보인다. 2015년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말들로 가득한 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록페스티벌 형식으로 열린 이날 추모 문화제에는 가수 조관우씨, 노란리본국악단, 로큰롤라디오, 안산고등학교 합창단 등 여러 밴드와 뮤지션이 참석했다.

광화문광장에서 42일간 단식을 진행한 ‘유민 아빠’ 김영오씨도 참석했다. 김씨는 “2014년은 아예 지우고 싶은 한 해였다. 진상조사와 관련해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아 아깝고 섭섭하고 슬프지만 가족으로서 함께하는 시민들에게 슬프지 않도록 밝고 웃는 낯을 보여주며 싸우려 한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는 1월1일 안산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을 초청해 떡국을 대접하는 ‘엄마의 따뜻한 밥상’ 행사를 연다. 가족대책위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

김성실 가족대책위 대외협력분과부위원장은 “아이들에게 주지 못한 사랑을 나라와 다른 시민들에게 베풀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라며 “서로 토닥토닥 위로하고 화합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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