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교회 강연’ 파문

DJ·노 정부 때 몰락 ‘공안통’ MB·박근혜 정부서 ‘화려한 부활’

구교형 기자

5·6공 시절 ‘엘리트’ 승승장구…노 정부 들어 대부분 옷 벗어

황교안 등 MB 정부서 고검장 대거 승진, 현 정부서 요직 장악

전두환·노태우 정부에서 각광받던 공안검사들은 김대중 정부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바닥’까지 떨어지는 쓴맛을 봤다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검찰 역사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흔히 ‘구(舊)공안’의 쇠퇴와 ‘신(新)공안’의 출현이라고 기록한다.

5·6공 시절 서울지검 공안부와 법무부 검찰3과, 대검찰청 공안과 등 정통 공안코스를 밟은 검사들은 검찰 내 ‘엘리트’로 통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때 공안부는 사법연수원 동기생들 중에서 최고 선두그룹이 지원하는 부서였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때도 상승가도는 계속됐다. 1997년 1월 마지막 검사장 인사 때는 ‘공안통’인 최병국·주선회씨가 나란히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에 등극했다.

그러나 1997년 12월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환경은 180도 달라졌다. 이듬해 3월 첫 인사에서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안강민 서울지검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최병국·주선희씨도 지방으로 좌천성 발령이 났다. 대신 진형구 대검 감찰부장이 공안부장으로 발탁됐다. 한총련 와해의 일등 공신인 고영주 대검 공안기획관은 한직으로 전보됐다.

한직을 전전하던 공안검사들이 본격적으로 검찰을 떠난 것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다. 2003년 4월에는 ‘공안통’의 상징이던 이상형 서울고검 검사가 검찰을 떠났다. 그는 1980년대 대한항공기 폭파사건과 서경원 전 의원 밀입북 사건 등의 주임검사였다.

2004년 6월 검사장 1순위로 거론되던 박만 서울지검 1차장이 승진에서 누락됐다. 평검사 시절 대부분을 공안부에서 근무한 박 차장은 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탄핵 반대 촛불시위 사법처리 과정에서 정권과 마찰을 빚었다. 2006년 2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는 당시 황교안·박철준 등 ‘공안통’ 검사들이 일제히 탈락했다.

공안검사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물먹고’ 공직에서 버틴 이들은 대부분 ‘영전’하는 영예를 누렸다. 승진 인사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온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MB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나란히 검사장이 됐다.

이런 흐름은 현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법무부 장관에 ‘공안통’ 검사 출신을 앉혔다. 현 정부에서 이뤄진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수사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등은 모두 공안검사들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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