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민의 선택

문 ‘보수의 심장’서 공식 첫발

정제혁·대구 | 김한솔 기자

민주당 선거 사상 첫 대구 선택…일자리 대통령 100일 플랜 발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오른쪽)가 17일 대구 경북대학교 앞 유세에서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있다. 대구 |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오른쪽)가 17일 대구 경북대학교 앞 유세에서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있다. 대구 |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64)는 17일 보수 심장인 대구에서 공식 선거운동 첫발을 뗐다. 대선·총선을 통틀어 민주당이 대구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은 처음이다.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인 중도·보수부터 파고드는 공성전에 나선 것이다. 문 후보는 이어 충청, 경기·서울(광화문)로 올라오는 경로를 밟았다. 중도·보수에서 출발해 광화문 ‘촛불’에 이르는 통합 행보를 따라 북상한 셈이다. 이날 이동거리는 700㎞에 달했다.

문 후보는 2·28 민주의거 기념탑 참배로 대구 일정을 시작했다. 2·28 민주의거는 4·19혁명 도화선이 된 대구 학생의거다. 대구의 민주화 전통을 상징하는 장소를 첫 행선지로 택한 것이다.

문 후보는 대구 성서공단 삼보모터스에서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일자리가 성장이고 일자리가 복지”라며 “일자리 정부의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집권 후 10조원 이상의 일자리 추경 편성 등 ‘일자리 대통령 100일 플랜’도 발표했다.

문 후보는 대구 북구 경북대 앞 유세에선 ‘안보대통령’ ‘통합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을 앞세우며 보수적 정서를 파고들었다. 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진짜 안보’ 문재인과 ‘가짜 안보’ 간의 대결”이라며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은 문재인 앞에서 안보 얘기하지 마시라”고 했다.

문 후보는 또 “국회의원이 40명도 안되는 미니정당, 급조된 정당이 이 위기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 수 있겠느냐”고 안철수 후보를 겨냥했다. 문 후보는 “영남도, 호남도 모두 박수치는 승리를 대구시민께서 한 번 만들어 달라”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기뻐하실 것이고, 박정희 대통령도 웃으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유일한 대구 현역인 김부겸 의원은 “대구가 쉽게 마음을 안 열어주고 있다”며 “주위 어르신들에게 ‘한 번만 더 생각하면 문재인 아니냐’고 말해달라”고 호소했다.

특전사동지회 소속 시민 박모씨가 지지 유세에 나섰다. 박씨는 “문 후보는 애국심과 안보관으로 똘똘 뭉친 분”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특전사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씨가 특전사 베레모를 씌워주자 문 후보는 거수경례로 화답했다. 지지자 변모씨(61·여)는 “주변에서는 문 후보를 안 좋아한다”며 “(문 후보가) 북한에 먼저 간다고 한 것이 (북한 편을 든다는) 뜻이 아닌데,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시민들은 “잘생겼다” “여기도 봐주세요”라며 환호성을 보냈다.

대전으로 이동한 문 후보는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약속했다. 굵은 빗줄기에도 지지자·시민 500여명이 유세를 지켜봤다. 경기 수원역 유세에는 약 4000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지지자들의 악수와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해 문 후보가 이동하기 힘들 정도였다. 문 후보는 “부패기득권에 반대하는 모든 분들과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겠다”며 “탕평, 또 탕평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식 일정인 서울 광화문광장 집중유세에는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영선 선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1만5000명가량이 운집해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했다. 율동팀이 흥겹게 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장남 정균씨도 율동팀이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은 ‘촛불과 함께하는 정권교체냐, 부패기득권 세력의 정권연장이냐’의 대결”이라고 했다.

또 “더 이상 촛불을 들지 않아도 되는 나라, 태극기가 자랑스러운 나라, 일한 만큼 대우받고 함께 행복을 누리는 나라, 권력은 국민만을 위하는 나라, 그래서 ‘이게 나라다, 내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나라를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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