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수사

보고받고 지시한 ‘1인자’ 피할 수 없는 포토라인

유희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 임박

[적폐청산 수사]보고받고 지시한 ‘1인자’ 피할 수 없는 포토라인

이명박 전 대통령(76·사진)이 국군 사이버사령부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인력 증원 등을 지시했다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8)의 진술이 나오면서 가능성만 제기되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이 사이버사 창설 전 댓글 활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국군 기무사령부 활동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이 주도한 국정원의 정치공작과 불법사찰도 보고받고 지시했는지도 검찰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8일 검찰 조사 상황을 종합하면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2008년 출범 후 대통령 직속으로 ‘사이버 컨트롤타워’를 운영하면서 댓글 활동을 했다.

경향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을 통해 입수한 ‘청와대, 사이버 컨트롤타워 조직 편성 운영’(2008년 7월23일) 문건에는 청와대 홍보기획관실 국민소통비서관의 업무 내용으로 “인터넷 토론방 내 악성 게시물 대응 및 정부 시책 옹호글 게재 등”이 적혀 있다. 당시 기무사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국정운영 관련 사이버 검색 결과’를 주기적으로 보고했다. 당시 국방부 장관은 김 전 장관 전 전임인 이상희씨(72)였다.

기무사가 맡았던 온라인 댓글 활동은 2010년 1월 출범한 사이버사가 넘겨받았다. 지난달 1일 국방부 ‘사이버사 댓글 재조사 태스크포스(TF)’의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사이버사 심리전단은 2011~2012년 군 보안통신망으로 462건을 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 이 중에는 댓글 공작 결과를 담은 보고서도 있다.

사이버사가 청와대 지침을 요구하는 보고도 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에 따르면 이태하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장은 2012년 10월 국방부의 대형 무기 도입계획을 보도한 언론사 기사와 ‘당연히 차기 정권에서 해야 신뢰가 간다’ ‘(군) 면제자(이 전 대통령) 정권이 무기 도입하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등 주요 댓글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하며 “댓글 관련 지침을 주시면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미 국정원의 댓글 공작 활동으로 구속돼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원세훈 전 원장의 새로 드러난 범죄 혐의 수사도 이 전 대통령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09~2012년 사이버 댓글 외곽팀 30개 신설·운영과 2009~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등을 보고받았다.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2009년 7월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82명의 명단 작성을 주도했고 청와대도 ‘좌파’ 연예인 활동을 파악하라고 수시로 국정원에 지시했다.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2010년 3월2일),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2010년 6월3일) 등 국정원이 만든 공영방송 장악 문건도 청와대에 보고된 게 확인됐다.

검찰은 국방부와 국정원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를 차례로 불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금씩 윗선을 향해 가고 있는 검찰은 지난 7일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수감 중인 원 전 원장도 관련자 및 자료 조사 후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조사는 여러 번에 걸쳐 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검찰은 김 전 장관, 원 전 원장 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후 이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