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1년, 교사 절반 이상 “교권침해 경험”···학부모가 수업 개입하기도

이성희 기자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교사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도중 교권 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수업과 관련 없는 화면이나 글 등을 공유했으며 쌍방향 수업 중 개입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 15∼27일 교사 1341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 관련 교권침해’를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5.2%가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 영등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영등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교권침해는 교직 경력이 낮을 수록 두드러졌다. 경력 20년 이상 교사들 중 교권침해를 경험한 비율은 42.2%인데 반해 10년 미만 교사들의 교권침해 경험 비율은 67.1%로 월등히 높았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이 75.4%, 초등학교 61.5%, 중학교 50.8%, 고등학교 42.2%로 학교급이 낮을수록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교사가 많았다.

교권침해 내용(중복응답)은 ‘관리자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 등을 강요한다’가 63.4%로 가장 많았다. ‘잦은 원격수업 관련 지침 변경’(44.4%), ‘온라인클래스 등 원격수업 플랫폼 오작동으로 수업 진행 방해’(35%) 등도 높게 나타났다. 이어 ‘동의 없이 참관’(21.8%), ‘원격수업 중 교실 출입이나 업무지시’(11.7%) 등의 답변도 있었다.

교권침해 대상은 관리자가 49.3%로 가장 많았는데,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39.6%나 됐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사례(중복응답)는 ‘쌍방향 수업 시 개입 등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간섭’이 55.3%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교사 수업 활동과 비교하는 민원’(54.1%)과 ‘수업 시간에 전화하거나 수업 관련해 한밤중이나 새벽에 전화나 메시지’(33.9%)도 있었다.

원격수업 1년, 교사 절반 이상 “교권침해 경험”···학부모가 수업 개입하기도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38.6%였다. 학생의 교권침해 내용(중복응답)은 ‘수업 시 음식 섭취·부적절한 복장·수업과 관련 없는 화면이나 글 공유 등 방해’가 72.8%로 가장 많았다. ‘수업 시 지시 불이행’도 61.8%나 됐다. 이어 ‘욕설·폭언·명예훼손’ 8.8%, ‘성희롱’ 2.2% 등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사 85.6%는 ‘별다른 대처없이 그냥 참고 넘긴다’고 답했다. 원격수업으로 빈번해진 ‘교사 초상권 침해’에도 91.1%가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으로 인한 교권 침해 해결 방안(중복응답)으로 56%가 ‘관리자의 적극적 대처를 강제하는 제도와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강화’를 꼽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처리 제도 개선’(47.9%), ‘교사 업무 휴대전화 지급 등 교사 개인정보 보호 강화’(44.3%)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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