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대상 수상자 “좋아하고 잘하는 나만의 음악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유경선 기자

대상 수상자 인터뷰

경향신문사가 주최한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가 4일 발표됐다. 수상 부문은 총 7개다. 보컬 부문 고등부 대상은 민수현양이, 중등부 대상은 박태훈군이 받았다. 작곡·싱어송라이터 부문에서는 대학·일반부 대상을 김찬주씨 팀이, 중·고등부 대상은 전예진양이 수상했다. 악기 부문 대학·일반부 대상은 김지웅씨, 고등부 대상은 강소이양, 중등부 대상은 이선재군이 받았다.총 497명의 참가자가 이번 콩쿠르에 지원했다. 지난달 2~9일, 14~16일 예선과 10·16일 본선을 거쳐 대상 수상자 7명을 포함해 29명이 입상했다.경향실용음악콩쿠르는 2007년 시작된 실용음약 분야 국내 최초 콩쿠르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 우승자 김영소, 가수 손승연, <슈퍼밴드2> 출연자 김진산씨도 이 콩쿠르 출신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정원영·최우혁·신연아·한충완·손성제·임미정·송영주씨 등 실용음악과 교수진과 현역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이달 중 열릴 예정이다.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민수현(고등부 보컬).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민수현(고등부 보컬). 김창길 기자

경험 쌓자는 마음으로
내 색깔 보여주기 집중

“본선만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상을 탔어요. 대상을 받았다고 아빠가 알려주셨는데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민수현양(17·서울공연예술고 2학년)은 ‘자신의 색깔’에 집중했다. 상에 대한 기대보다는 경험을 쌓자는 마음으로 콩쿠르에 임했다. 이 가벼운 마음가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제 색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본선 두 곡을 모두 서정적인 분위기의, 피아노 자가반주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골랐어요.”

민양은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하겠다는 꿈이 “확고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굳은 꿈을 품고 노래를 배웠다. 콩쿠르 문은 2년 전에도 두드렸다. “이번에는 본선만이라도 붙고 싶어서 제가 잘하는 것들, 성과를 냈던 곡들을 추려서 나왔어요.”

민양의 꿈은 ‘교감하는 싱어송라이터’다. 민양은 “음악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교감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제가 하고 싶은,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곡을 쓰는 게 목표예요.”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박태훈(중등부 보컬).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박태훈(중등부 보컬). 김창길 기자

내가 하고 싶은 것 찾아
기타에 이어 노래 시작

박태훈군(15·반송중 3학년)은 무심하게 출전했다가 상을 받았다. “아는 형의 권유로 나왔는데 상까지 받게 돼서 신기해요. 열심히 했지만 운도 좋았어요.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상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올해 3월부터 노래를 했다는 박군은 그전까지 진로 고민이 깊었다. 스스로를 “공부만 했고, 바른생활 어린이의 표본이었다”고 한 박군은 사춘기를 거치며 ‘엄마가 하라고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기타를 잡았고, 8개월을 독학하다가 학원을 찾았다. 내친김에 노래까지 시작한 것이 이번 수상으로 이어졌다.

“남을 돕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박군은 “저의 색깔을 빨리 찾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배우는 건 정석까지고, 나머지는 제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겠다는 박군의 의지 어린 눈빛이 돋보였다.

그는 음악의 길을 걷는 데 회의적이었던 부모님이 이번 수상 소식에 기뻐했다며 “지켜봐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김찬주·임승현·구현모(대학·일반부 작곡·싱어송라이터).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김찬주·임승현·구현모(대학·일반부 작곡·싱어송라이터). 김창길 기자

팀으로든 혼자로든
‘오래 열심히’가 목표

김찬주씨(23·호원대 3학년)는 친한 동생들과 함께 팀을 꾸렸다. 김씨가 드럼을, 구현모씨가 베이스를, 임승현씨가 기타를 잡았다. 이들은 학원에서 만난 사이다.

김씨는 시종일관 ‘별생각 없이 참가한 대회’라며 말수를 줄였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말에서는 열정이 엿보였다.

본선은 팀 자작곡 두 곡으로 치렀다. 제목은 각각 ‘1+1+1=2’와 ‘2+2+2=6’이다. 왜 셈이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지 물었더니 경연 과정에서 “잘못 전달됐다”며 “큰 의미가 없어서 고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자작곡은 김씨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를 모티프로 지었다.

“꾸준한 노력”이 이 팀의 목표다. 김씨는 “하루하루 열심히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씨는 “팀으로든 혼자로든 오래 열심히 하는 게 목표”라고 했고, 임씨는 “여러 장르에서 자신의 느낌과 색을 내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전예진(중·고등부 작곡·싱어송라이터).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전예진(중·고등부 작곡·싱어송라이터). 김창길 기자

오케스트라 보며 품은 꿈
꾸준한 작곡가 되고 싶어

“언니랑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갔다가 ‘작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전예진양(18·선일여고 3학년)은 오케스트라 공연장에서 작곡의 꿈을 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처음에는 발라드곡을 쓰다가 최근에는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양은 연주곡 ‘더 메모리 오브 워터(The Memory of Water)’와 보컬곡 ‘품 속’을 본선에서 선보였다. 두 곡 모두 자작곡이다.

‘더 메모리 오브 워터’에 대해 전양은 “제가 처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만든 곡이라 애정이 깊다”고 말했다.

전양은 콩쿠르 출전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험을 쌓기 위해 나왔고 “떨지 않고 침착하게, 공연한다는 마음으로” 임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가수 백예린,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을 존경한다는 전양은 “오래, 꾸준히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며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김지웅(대학·일반부 악기).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김지웅(대학·일반부 악기). 김창길 기자

해경 복무 중 연주 준비
조슈아 레드먼이 롤모델

“진짜 옛날 재즈를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지웅씨(21·동아방송예술대 2학년)는 해양경찰청 관현악단에서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다. 색소폰을 처음 분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이후 드럼도 쳤고, 기타도 잡아봤고, 체대 입시도 준비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시 색소폰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스윙에 빠져 있다”며 “라틴과 스윙 리듬이 함께 나오는 연주곡” 두 곡을 본선 경연곡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연주는 복무 중 틈틈이 준비했다. 같은 관현악단 소속 맞선임과 맞후임이 반주를 도왔다. 김씨는 “관현악단장 배지원 경위님과 의경 지도관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롤모델은 색소폰 연주가 조슈아 레드먼이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 음악을 공부 중이고, 최종 목표는 조슈아 레드먼”이라는 그는 ‘재즈 사랑’을 이렇게 드러냈다. “재즈는 돈 못 버는 장르라는 생각을 고쳐보고 싶어요. 순수하게, 제가 원하는 재즈를 하고 싶습니다.”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강소이(고등부 악기).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강소이(고등부 악기). 김창길 기자

자작곡과 즉흥곡으로
내 장점 보여주려 노력

강소이양(18·홈스쿨링)은 4세 때 처음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고, 교회에서는 반주를 했다. “음악이 너무 재밌어서 ‘내 천직’이다 싶었다”는 강양은 중학교 3학년 나이부터 레슨을 받았다.

강양은 고등학교 3학년 나이가 되니 ‘내 음악 색깔이 뭘까’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고민 끝에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을 써보자’고 한 것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브레인 페이드(Brain Fade)’라는 곡이다. 이 자작곡과 즉흥곡 연주로 대상을 수상했다. 콩쿠르 ‘삼수생’인 강양은 “호원아트홀 건물이 익숙해질 때쯤 상을 탔다”며 웃었다.

청소년과 성인의 경계에서 음악적 고민은 더 진지해졌다. 강양은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음악, 나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으로 연습을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음악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함께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시너지를 주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이선재(중등부 악기). 김창길 기자

제15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이선재(중등부 악기). 김창길 기자

아버지 응원 덕에 시작
취미가 이젠 간절한 꿈

이선재군(15·예봉중학교 3학년)에게 이번 수상은 아버지 덕분에 더욱 각별하다.

이군의 아버지도 드러머가 꿈이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접었다.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실현하고 싶었던 아버지가 스틱을 잡게 하셨어요.” 남양주에서 부천까지 왕복 5시간 가까이 오가며 레슨을 받았다.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드럼이 진지한 꿈으로 자리 잡았다.

이군은 “드럼을 잘 치는 게 아니라 음악을 잘하는” 연주자로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드럼보다 음악적인 부분에 신경쓰고, 반주자와 화성도 신경써서 연구했다”고 말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음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나가는 게 이군의 목표다. 이군은 “드러머가 이 콘서트에 간 경우는 두 번뿐인데, 그중 하나가 제 롤모델인 네이트 스미스”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같이 작은 초밥집을 여는 것도 꿈이다. “아버지가 정말 기뻐하셨어요. 휴대폰도 새 모델로 바꿔주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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