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47년 지기 권영세, 첫 통일부 장관 지명

박은경 기자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권영세 의원.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권영세 의원.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63)은 윤 당선인과 대학부터 인연을 이어온 핵심 측근이다. 4선의 유력 정치인인 ‘실세 장관’을 내세워 집권 초 대북 정책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서울 출신인 권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5회)에 합격했다. 1998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를 끝으로 공직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정계에 발을 들인 것은 2002년 8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영등포을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출마하면서다. 16·17·18·21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주중국 대사(2013~2015)를 역임했다.

윤 당선인과의 인연은 대학부터 시작됐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두 학번 아래인 윤 당선인과 대학 재학 당시 형사법학회 활동을 같이한 43년 지기다. 지난해 당 대외협력위원장으로서 윤 당선인의 국민의힘 입당을 성사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선에서 총괄특보단장에 이어 선대본부장으로 활약하며 선거전을 이끌었고, 선거 후에는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권 내정자는 지난해 7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부 폐지론을 주장했을 때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당시 페이스북에 “통일부의 존재는 그 자체로 우리의 통일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통일부는 존치되어야 하고, 이 대표도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분단 극복 모델로 독일 통일 과정을 꼽는다. 권 후보자는 2010년 독일의 통일 과정을 연구한 클레이 클레멘스의 <서독 기민 기사당의 동방정책>이란 책을 번역했으며, 매체에 ‘권영세의 독일 통일이야기’라는 제목의 칼럼도 여러 차례 기고했다.

권 내정자는 내각에서 역할을 맡기보다는 여의도 정가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다가 막판에 통일부 장관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후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2차 내각 인선 회견에서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 입각을 결정하게 된 개인적 이유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어제 굉장히 늦게 연락을 받았다”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부 폐지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데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의 책임을 맡게 돼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권 내정자는 “지난 5년간 노력이 있었지만 남북관계가 별로 진전된 것이 없었다”면서 “최근에는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고 대화는 단절돼 있고 외부적 환경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칙에 입각한 부분과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라는 부분이 ‘네모난 동그라미’처럼 형용모순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통일부에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야 할 때 어려운 형용모순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원칙에 기반한 남북관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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