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일선 경찰 “기동대 파견 요청했다” VS 서울청 “파견 요청 없었다”

강연주 기자    윤기은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들이 30일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유류품 등을 수색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들이 30일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유류품 등을 수색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찰 일선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용산경찰서가 축제 대비 차원에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경력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서울경찰청은 “참사 발생 전까지 교통 기동 인력을 제외한 별도의 인력 파견을 논의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경찰청과 일선 경찰관들이 기동대 파견 요청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태원파출소 소속 경찰관 A씨는 지난 1일 경찰 내부망 ‘폴넷’에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우려로 인해 용산서에서 서울청에 기동대 경력 요청을 했으나 기동대 경력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5~16일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도 질서유지 목적으로 기동대 경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윗선에서 거절했다”고도 했다. 일선에서 핼러윈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추가 인력이 현장에 배치돼야 한다는 입장을 상부에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청 입장은 다르다. 서울청 112종합상황실 관계자는 2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는 기동대 인력 배치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인파 관리 목적이 아닌) 교통 기동대 20명 정도는 미리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용산서에서 자기들이 다 그렇게 (계획 세우고) 한 것”이라며 “우리가 계획을 세운 게 아니고 용산서에서 자체 (경찰 인력 운용)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청이 인력 배치 필요성도 인지하지 못했느냐’는 물음에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청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기동대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 이후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660명의 기동대를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가용 인력이 있었음에도 참사 발생 이후에야 인력을 투입한 ‘늑장 대처’였던 셈이다. 용산서는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요구한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의 미흡한 현장 대처를 탓하기에 앞서 사전에 ‘충분한 인력 배치’가 불가능했던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사 당일 현장에는 당초 계획한 200명보다 적은 137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그마저도 58명만 정복 경찰이었고 나머지는 사복 차림이었다. 사복 경찰들은 마약 단속 등 치안업무에 투입됐다.

‘기동대 파견 요청’ 여부는 경찰의 수사·감찰에서도 핵심적인 규명 대상이다. 경찰은 경찰청 감사담당관을 팀장으로 하는 15명 규모의 특별감찰팀을 꾸려 용산서를 감찰 중이다. 국가수사본부 산하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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