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 주장 우주발사체, 비정상 비행 낙하…일부 인양 중”

“6시29분 동창리서 남쪽 방향 발사”

한·중 잠정 조치 수역 낙하 잔해 인양

군은 31일 오전 8시5분 쯤 어청도 서방 200여 ㎞ 해상에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하여 인양 중에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합참)는 31일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군은 우주발사체의 잔해 일부를 수거해 인양 중이다.

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6시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며 “동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하여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낙하한 곳은 한·중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해역인 한·중 잠정 조치 수역이다.

군은 수심이 약 70m인 해상에서 우주발사체 일부를 수거해 인양하고 있다. 수거된 잔해의 안팎을 찍은 사진 총 다섯 장을 공개한 합참은 이 잔해가 우주발사체의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는 분석이 필요하다.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 로켓 발사 기술은 탄도미사일 발사 기술과 같아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위성 발사가 정당한 주권 사항이라고 주장한다. 합참이 이날 ‘북 주장 우주발사체’라고 표현한 것도 발사체에 탑재된 것이 탄두인지 위성인지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동창리에서 쐈으니 우주발사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군은 31일 오전 8시5분 쯤 어청도 서방 200여 ㎞ 해상에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하여 인양 중에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7번째로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한 지 약 7년 만이다.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 29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제2발사장에서 로켓 장착에 쓰이는 이동식 조립 건물이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이틀 만에 발사가 이뤄진 것에 대해 합참은 “준비 절차가 과거에 비해 좀 빠르게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북한이 공언한 2차 발사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사 실패를 인정하며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대해 “(북한이 2차 발사는) 충분히 시간을 갖고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놔야겠지만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 3호’ 발사에 실패한 뒤 8개월이 지난 같은 해 12월 ‘광명성 3호2호기’를 발사했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오키나와현 주민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오전 7시4분쯤 해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로 판단되는 물체가 발사됐다”며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군사정찰위성을 선정했다. 2년 반도 지나지 않아 지난달 관영 매체를 통해 첫 군사정찰위성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29일 북한은 일본 해상보안청에 이날 0시부터 오는 6월11일 0시까지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당국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