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녹색당 총회

오창민 논설위원
지난 10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녹색당 총회에서 녹색당 김찬휘 대표(앞줄 오른쪽)와 일본 녹색당 케이코 오카타 공동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 등 한-일 녹색당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녹색당 제공

지난 10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녹색당 총회에서 녹색당 김찬휘 대표(앞줄 오른쪽)와 일본 녹색당 케이코 오카타 공동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 등 한-일 녹색당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녹색당 제공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전 세계인의 각성과 실천, 지구 차원의 법·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평화·인권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 논쟁도 한 국가의 울타리를 곧잘 넘어선다. 유엔 등 여러 국제기구는 강대국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일반 시민들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다. 이런 차에 전 세계 100여국의 녹색당 지도자·행동가 700여명이 모인 ‘2023 세계녹색당 총회’가 인천 송도에서 지난 8~11일 열렸다.

녹색당 강령은 환경과 생명과 평화를 최우선시한다. 과거엔 급진적·이상적이라고 공격받는 일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의제·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자원 고갈과 핵에너지 사용 등은 지구의 생태 복원력을 파괴한 지 오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지만,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다섯번째 총회이자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총회에서는 미국이 방관하고 있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도 핵심 안건으로 논의됐다. 나흘간의 논의 끝에 태평양 연안 주민들의 건강과 태평양의 환경 및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결의문이 발표됐다. 에코사이드(생태학살), 환경난민, 젠더 불평등, 생물다양성, 동물권 등에 대한 결의도 이뤄졌다. 신냉전으로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고 자국 이기주의가 판치는 국제 정세를 고려하면, 각국의 녹색당과 이들의 연합체야말로 지구·인류의 문제와 해법을 끝없이 상기시키는 정치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호주 등에 비해 한국의 녹색당은 여전히 영향력이 미미하다. 2012년 3월 창당했지만 그해 4·13 총선에서 0.48%를 얻는 데 그쳤다. 생명과 자연을 지키고, 협동에 기반한 경제 활동을 지향하며, 비폭력과 평화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주창하는 정당이지만 지금껏 각종 선거에서 당선자를 내거나 의미 있는 득표율은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켜야 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깨끗한 물과 공기, 식량과 집이 필요하다. 허울뿐인 이데올로기 대결 구도를 벗어나 환경과 민생을 챙기는 정치를 녹색당이 만들어갈 수 있다. 녹색당의 분발과 시민들의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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