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 ‘김건희 특혜’ 괴담 선동”

정대연 기자    조문희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서범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서범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추진 관련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마찬가지로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날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국민 분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서도 야당 주장이 가짜뉴스라면서 왜 사업을 백지화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 장관의 사업 백지화 선언과 관련해 “지속되는 가짜뉴스 정치공세로 인해 정상적인 사업 수행이 상당히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앙평에 ‘양’자만 들어오면 김건희 여사와 연관지어 악의적인 선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정치가 계속 이렇게 가야하는지 회의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중요한 국책사업이 정치적 선동이나 가짜뉴스로 인해 중단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깝다”며 “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사업 백지화 결정에 대해 “이런 결정은 당정 간 협의라는 과정은 거치지만, 주무장관이 책임지고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그런(당이 사업 백지화 재검토를 요청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지화가 오히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부의 주장”이라며 “사업을 계속 한다면 민주당이 사사건건 문제제기를 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원 장관 탄핵 추진을 시사한 데 대해 “책임을 장관에게 돌리는 것은 전형적인 다수당의 횡포”라고 밝혔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선동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도로 건설에 따른 국민편익이라는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것을 우기는 일에만 열심”이라며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로 최대 피해는 양평군민이 보게 됐다. 사업 중단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이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뇌송송 구멍탁’ 쇠고기 괴담부터 ‘사드 전자파 튀김 참외’로 재미를 본 민주당이 괴담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결국 윤석열 대통령 일가를 흠집내고 다음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업 백지화 결정은 “더 이상 정쟁과 분열을 막기 위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옹호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양평군민과 서울시민에게 돌아갔다”며 “계속된 후쿠시마 괴담정치로 인해 고통받는 어민, 수산업 상인들과 같은 처지게 놓이게 된 것”이라고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홍석준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때부터 ‘쥴리’라든지 빈곤 포르노, 도이치모터스 이런 것들이 다 허위라는 게 드러났다”며 “정말 민주당의 지독한 김건희 짝사랑”이라고 비꼬았다.

양평에서 3선 군수와 초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김 여사 어머니·오빠와 일면식도 없으며 김 여사 일가 땅이 ‘강상면 종점’ 근처에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밝혔다. 김 여사와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두 차례 인사한 것이 전부이며, 윤 대통령과는 양평군수 시절인 2013년 4월 윤 대통령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인연을 맺었지만 “단 한 번도 처가에 관한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여당 안에서도 원 장관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거는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라면 의혹을 제기할 만한 문제”라며 “수많은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사업 중에 예타 통과되고 나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가짜뉴스인데 왜 사업을 백지화하느냐”며 “원 장관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국민들을 볼모로 (삼았다.) 왜 그렇게 갑자기 화를 내고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앞으로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면 국책사업을 그냥 취소할 거냐”며 “상상을 못한 해법이 갑자기 나와 굉장히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원 장관이 윤 대통령과 논의 없이 사업 백지화를 결정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진짜 (대통령과) 상의 없이 한 거라면 대통령이 굉장히 화내야 할 사안”이라며 “몇 조 단위 예산이 수반되는 것을 어떻게 단독으로 (백지화) 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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