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통기타 꺼내고 싶어지는 영화 ‘플로라 앤 썬’

임지선 기자
플로라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제프는 미국 LA에 산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 연주하고 대화하면서 마치 같은 공간에서 있는 것 같다. CJ CGV 제공

플로라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제프는 미국 LA에 산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 연주하고 대화하면서 마치 같은 공간에서 있는 것 같다. CJ CGV 제공

영화 <플로라 앤 썬>을 보고 나면 집 안 어딘가 숨어 있는 통기타를 꺼내고 싶어진다.

플로라(이브 휴슨)는 젊은 싱글맘이다. 이혼한 전남편 이안(잭 레이너) 사이에 ‘문제아’ 10대 아들 맥스(오렌 킨란)가 있다. 맥스는 자꾸만 사고를 치고 경찰서에 간다. 애정 많은 경찰관은 플로라에게 조언한다. ‘손이 바쁘게 하라’고. 플로라는 지나가다 버려진 기타를 발견한다. 기타를 수리한 뒤 리본을 매어 생일선물이라고 들이민다.

아들 맥스는 본체만체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기타를 버리느니 자신이 레슨을 받겠다고 나선 플로라. 유튜브로 레슨을 찾아보다 미국 LA에 사는 제프(조지프 고든 레빗)에게 끌려 그에게 온라인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한다. 아들 맥스도 알고 보니 노트북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작곡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협화음만 내던 모자는 ‘음악’을 매개로 변화의 포인트를 찾는다.

<플로라 앤 썬>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원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비긴 어게인> 등을 만든 존 카니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들이 모두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엄마와 아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여정을 그렸다.

싱글맘 플로라는 사고뭉치 아들 맥스 때문에 힘들다. 아들에게 기타를 건네줬지만 정작 플로라가 배운다. CJ CGV 제공

싱글맘 플로라는 사고뭉치 아들 맥스 때문에 힘들다. 아들에게 기타를 건네줬지만 정작 플로라가 배운다. CJ CGV 제공

역시 존 카니의 영화는 ‘음악’이 주된 ‘등장인물’이다. 플로라와 제프가 함께 부르는 ‘미트 인 더 미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곡 ‘하이 라이프’는 영화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플로라가 기타를 치며 “나는 멋진 인생을 살거야”라고 노래를 부르고, 맥스는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간주를 넣고, 맥스의 아빠와 제프까지 함께하는 무대는 관객들을 미소짓게 한다.

이브 휴슨은 “음악이 모두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다. 감독의 전작들이 주로 어쿠스틱 음악이나 순수 밴드 음악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일렉트로닉, 클럽 음악들도 담겨 소리가 더욱 다양해졌다.

모자간의 이야기지만 잔잔한 로맨스도 간간이 담겼다. 멀리 떨어져 있는 플로라와 제프가 달빛 아래서 화상 통화로 기타를 배우고 함께 연주하는 장면은 한 편의 수채화다. 두 사람이 마치 같은 공간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연출해 더욱 인상 깊다. 플로라와 제프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스며드는 기분을 관객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22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97분.

‘플로라 앤 썬’ - Flora and Son -- 공식 예고편 | Apple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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