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급’ 늘리겠다는 정부…속도낼 수 있을까

심윤지 기자    윤지원 기자
성남 방향 아파트 단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성남 방향 아파트 단지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가 26일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은 민간 주택공급의 회복을 단기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공공주택 공급물량을 늘리고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사업 속도도 끌어올리겠는 것이다. 공공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것 자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3기 신도시 등 현재 진행 중인 공공주택 조성사업도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책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신축 공급이 부족한 지방 대신 수도권에 공공 물량이 집중된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속도 빠르다는 계양도 2026년에나 입주

이날 발표는 당장 2년 뒤 공급부족 사태를 염두에 둔 대책인데, 현재 상황만 보면 3기 신도시 입주 시점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입주 시기를 2025~2026년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엔 2026~2027년으로 늦췄다. 2020년 지구계획 수립과 동시에 시작된 토지보상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초입주시점도 2025년에서 2026~2027년으로 1~2년 정도 지연됐다. 땅값은 올랐는데 분양 경기는 악화되면서 토지 소유자와 정부의 기대 가격 차이가 커진 탓이다. 3기 신도시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인천 계양지구도 2026년 하반기에나 입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3기 신도시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발표된 공공주택지구다. 330만㎡ 이상 면적에 남양주 왕숙1·왕숙2,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지구가 포함됐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는 “공공택지 공급계획을 차질없이 수립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의미는 있다”면서도 “토지보상이나 건축 인허가 모두 상대가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계획보다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정부가 3기 신도시의 자족용지와 녹지 비율을 줄이고 용적률을 높인 것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1·2기 신도시보다 높은 자족용지(13.8%)와 녹지(34%) 비율은 3기 신도시의 특색인데, 이를 일부 줄여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어서다.

일단 1·2기 신도시보다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3기 신도시의 특수성을 고려했을때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있다. 반면 자족용지와 녹지의 감소폭이 클 경우 고밀화로 인한 주거환경 악화가 우려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3기신도시가 계획됐을 당시부터 용적율이 너무 낮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며 “억지로 자족 도시를 만들기보다는 서울과 가까운 위치에 더 많은 사람들이 살게 하는게 인구 축소기에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선택일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위축이 미국발 금리인상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벌어진 만큼, 공공이 이끌어낼 수 있는 공급 촉진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성이 비교적 높은 ‘수도권 중심’으로 공급대책이 설계된 것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금은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서울·경기 수도권만 민간 분양이 이루어지고 그외 지방은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시장 양극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 수도권 중심의 대책이 된 것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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