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논란’ 비례 1·2번 결국 사퇴…민주연합 ‘시민사회 몫 후보’ 진통

탁지영 기자

민주당 비례 여성 백승아·오세희…남성 위성락 ‘눈길’

더불어민주당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후보(국민후보)를 두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반미·종북 인사’라는 공세를 받은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과 정영이 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이 12일 자진 사퇴했다.

비례대표 1번인 전 위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오늘 더불어민주연합 비례후보로 등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민사회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 위원은 시민단체 ‘겨레하나’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한·미 연합훈련 반대 시위 등을 한 단체라며 색깔론 공세를 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 10~11일 이틀에 걸쳐 논의한 뒤 더불어민주연합에 국민후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전 위원은 입장문에서 “제가 국민후보 경선에 도전하게 된 것은 불평등 해소와 소외계층, 약자를 위한 후보를 선발한다는 것 때문”이라며 “낡은 색깔론을 꺼내들어 청년의 도전을 왜곡하는 국민의힘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22대 총선은 반드시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 심판 총선이 돼야 한다. 민주진보 시민사회의 연합정치 성과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국민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여성 2번인 정영이 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반대 시위를 주도한 단체라고 문제 삼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정 후보는 2월에 (진보당에) 입당했다가 3월에 탈당했다고 한다”며 “누가 봐도 진보당에 있다가 여기 응모하려고 탈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이날 밤 사퇴 입장문에서 “여당 종북몰이의 빌미로 쓰여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감추는 핑곗거리가 되느니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조차 방어하지 못하고 젊은 청년의 꿈마저 꺾어가며 국민후보 재추천을 요구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민주당과 시민사회 사이 갈등 조짐도 보인다. 민주당은 나머지 국민후보에 대해서도 마뜩잖게 본다. 국민후보 공개 오디션에 참가한 12명 후보 대다수가 진보단체 활동가 출신이거나 진보당 성향의 인사들이라 전 위원이 사퇴해 차점자가 순번을 승계해도 근본적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초 연합정치시민회의에 국민후보 추천을 의뢰할 때 비정규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를 제안했다고 설명한다.

연합정치시민회의는 심사위원단(50%), 국민심사단(30%), 온라인 문자투표(20%)를 합산해 여성 상위 2명(전지예·정영이), 남성 상위 2명(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선출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정당과 시민사회 간 소통을 통해 국민들의 우려가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제출한 자당 몫 비례대표 후보 20명을 발표했다. 선순위 10명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명부 20번 내에, 후순위 10명은 예비후보 격인 21~30번에 배치된다.

민주당 몫 비례대표 선순위에 배치된 여성 인사는 교사 출신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강유정 영화평론가,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다. 남성 인사로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대사,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 박홍배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정을호 전 민주당 총무국장, 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이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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