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파랑 말고 흰색···당 상징색 대신 흰옷 입는 후보들의 속내는?

탁지영 기자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새로운미래 후보들이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식(서울 강서을)·이원모(경기 용인갑) 국민의힘 후보, 박경미 민주당 서울 강남병 후보, 김종민 새로운미래 세종갑 후보. 각 후보 페이스북 캡처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새로운미래 후보들이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식(서울 강서을)·이원모(경기 용인갑) 국민의힘 후보, 박경미 민주당 서울 강남병 후보, 김종민 새로운미래 세종갑 후보. 각 후보 페이스북 캡처

4·10 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며 정당 상징색과 다른 색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여야 후보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주로 무소속을 뜻하는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한다.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투표해달라는 호소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흰색 점퍼를 더 많이 입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거센 상황을 의식해 여당 소속임을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주로 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흰색 점퍼와 빨간색 점퍼를 번갈아 입었다. 친윤석열계, 비윤석열계를 가리지 않았다. 점퍼에 들어간 기호 2번과 후보 이름은 큼지막한 반면 당명은 작았다.

국가보훈부 장관 출신 박민식 서울 강서을 후보는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하는 사진을 올렸다.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 전주을 후보는 지난 5일 흰색 개량한복을 입고 ‘오직 전북’이라 적힌 머리띠를 두른 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유의동 경기 평택병 후보, 함운경 서울 마포을 후보, 이용호 서울 서대문갑 후보, 김윤식 경기 시흥을 후보 등도 SNS에 흰색 점퍼를 입고 유권자들을 만나는 사진을 올렸다.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출신인 이원모 경기 용인갑 후보는 흰색 점퍼를 몇차례 입었다.

민주당에선 서울 강남, 서초 등 열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흰색 점퍼를 입는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홍익표 서울 서초을 후보는 흰색 점퍼와 파란색 점퍼를 번갈아 입는다. 홍 후보는 지난달 21일 YTN 라디오에서 “전통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는 정당보다 인물, 그 사람을 보고 투표를 해달라 이런 호소를 할 때 주로 흰 옷을 많이 이용한다”며 “흰색 점퍼는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띈다는 실무진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경미(서울 강남병)·강청희(서울 강남을) 후보도 흰색 점퍼를 입고 유세를 벌였다.

지역구 특성에 따라 당색을 섞어 유세를 펼친 후보도 있다. 전재수 민주당 부산 북갑 후보는 지난달 31일 부산지하철 덕천역 앞에서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파랑과 빨강이 하나가 됩니다’ 유세를 벌였다. 파란색 점퍼를 입은 전 후보와 빨간색 옷을 입은 해병대 예비역들이 한데 모여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전 후보 측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북구가 진보, 보수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곳이 아니다보니 통합을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며 “그 와중에 해병대 상징색이 캠프가 추구하는 통합과도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제3당인 김종민(세종갑)·홍영표(인천 부평을) 새로운미래 후보도 당색인 민트색보다 흰색 점퍼를 즐겨 입는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공천 취소한 뒤로 흰색 점퍼를 입기 시작했다. 선거운동원들도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이 들어간 피켓을 들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야 국민의힘과의 양자 대결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녹색정의당 후보들은 ‘노랑파’와 ‘초록파’로 나뉜다. 심상정 경기 고양갑 후보는 정통 정의당 색인 노란색 점퍼를, 김종민 서울 은평을 후보는 초록색 점퍼를 입는다. 장혜영 서울 마포갑 후보는 녹색정의당 현수막을 업사이클링(업그레이드+리사이클링)해 만든 점퍼를 입고 유세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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