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 살아남은 여당 중진들, 위기의 당 구할 ‘역할론’ 주목

조문희 기자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이 유력해진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들고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이 유력해진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들고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안철수, 권영세, 윤상현, 김태호 등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들이 4·10 총선에서 천신만고끝에 살아남았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패배로 예측됐으나, 실제 개표는 이들의 뒤집기 승리로 끝났다. 특히 일부 당선인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등에 밀려 당 대표 꿈을 접는 등 비주류 행보를 해온만큼 쇄신 요구가 거센 여권 내에서 쓴소리할 명분과 무게감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경원 당선인(서울 동작을)은 11일 개표 결과 8.03%포인트 격차 우위로 당선돼 5선 중진이 됐다. 출구조사에선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4.6%포인트 뒤졌으나 반전을 이뤘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나 당선인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가 임명 3개월 만에 해임됐고, 50명 남짓 초선 의원의 비판 연판장을 마주한 끝에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나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집권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며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당선인(경기 성남 분당구갑)은 이광재 후보를 6.55%포인트 앞지르며 승리했다. 그는 나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발언을 했다가 “전당대회에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등 대통령실 및 친윤 의원들의 공세에 시달렸다. 안 당선인은 이날 SNS에 “당정은 민심을 받들어 전면 혁신에 나서야 한다” “총선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과 건설적 당정관계 구축을 촉구한다”는 등 강한 비판 메시지를 남겼다.

‘원조 친박’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은 재검표 절차까지 거친 끝에 0.89%포인트차 신승을 거뒀다. 윤 당선인은 선거 수개월 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꺼내들며 당정관계 쇄신 등 대대적 혁신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수도권 의원인데다, 친윤이 아닌만큼 향후 쇄신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당선인은 SNS에서 “저의 생환과 관계없이 우리는 참패했다”고 했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당선인(경남 양산을)은 본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 의원이었으나 낙동강 벨트 수성을 명분으로 한 ‘한동훈 비대위’의 출마 요구에 양산행을 결정했다. 김 당선인은 이 지역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에게 출구조사에서 뒤졌으나, 실제 개표에선 승리했다. 김 당선인은 과거에도 PK 험지로 꼽히는 경남 김해을에서 재선한 이력이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당선인(서울 용산)은 용산은 대통령실이 위치한 지역이어서 정권 심판 여론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악전고투 끝에 살아남았다. 권 당선인은 지난해부터 용산 뜻에 부응하는 차기 당권주자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 참패가 정권 심판 여론으로 해석되는 만큼 친윤 낙인이 찍힌 권 당선인의 향후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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