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정치 경제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대학가를 짓누르고 있던 1973년, <갈매기의 꿈>이라는 얇은 책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학교 앞 책방에서 한 권을 사서 그날 바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먹이 때문에’ 해변과 바다 사이를 왕복 비행만 하는 다른 갈매기들과 달리, 높이 날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한다. 그는 매번 실패하고 동료들의 웃음거리가 되며 결국 무리에서 쫓겨난다.
하지만 유배지인 ‘먼 벼랑’에서 새 친구들과 스승을 만나 각종 비행방법을 익히고 원하는 대로 날게 된다. 최고의 비행실력을 갖게 된 조나단 리빙스턴은 자기를 추방한 무리에 돌아와 자유롭게 나는 법을 가르치고 떠난다.
유배지에서 조나단 리빙스턴은 중요한 교훈을 배운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방황하던 대학 시절, 이 말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줬다. 그 후 인생의 고비에서 언덕 너머 알 수 없는 위험이 있어도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이 필요할 때, 이 말은 나의 나침반이 됐다. 다칠 수도 있지만, 멀리 보기 위해서는 높이 날아야만 한다는.
어떤 위험 속에서도 배우기를 그치지 않은 조나단 리빙스턴의 용기는, 끊임없는 배움의 중요성을 나이든 지금도 잊지 않게 해주는 교훈이 됐다.
조나단 리빙스턴으로부터 초월적 능력을 이끌어낸 선배 갈매기 설리반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배운 것을 통해서 다음 세계를 선택하는 거야. 만약 여기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면 다음 세계도 똑같은 것이 돼.”
저 너머 어떤 난관이 있을지라도 오늘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만 내일은 조금 나아진 세계가 열린다는 것. 여전히 진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