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 뮤지컬 ‘위드아웃 유’

박주연 기자

‘렌트’가 보고 싶어지는 이유

안소니 랩(39)은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뮤지컬 <렌트>의 초연 멤버다. 주인공 ‘로저’는 아니지만 영화제작자가 되는 게 꿈인 ‘마크’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으며 역대 마크 중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평가도 듣고 있다. 미국 내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낯선 얼굴이다.

[리뷰]모노 뮤지컬 ‘위드아웃 유’

<위드아웃 유>는 푸른 눈의 그가 100분 동안 혼자서 영어로 무대를 이끌어가는 모노 뮤지컬이다. 맨해튼의 스타벅스에서 일하던 그가 <렌트>의 오디션을 통과한 이야기, 숱한 리허설과 제작과정을 거쳐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 작곡자 조나단 라슨이 초연 하루 전날 급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사망한 사건,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뜨기까지의 여정을 당시 자신의 감정을 곁들여 풀어놓았다.

결과는 꽤 감동적이다. 랩 본인, <렌트> 작곡자 라슨과 음악감독 팀 와일, 어머니 등 여러 인물을 그들의 억양과 표정 등을 흉내내며 오가는 그의 혼신 연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호들갑스럽지 않은 침착한 눈빛과 화술로 들려주는 그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객들은 푹 빠졌다. 사이사이 부르는 노래는 공감도를 한층 높였다. 관객들은 그의 말에 웃고 그의 노래에 눈물을 흘렸다. 특히 공연 종반부, 뮤지컬 <렌트>에도 삽입된 노래 ‘without you’를 부를 땐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 없이 땅은 녹고 비는 내리고 풀은 자라겠지/ 당신 없이 씨는 뿌리내리고 꽃은 피고 아이들은 뛰놀겠지/ (중략)/ 하지만 내겐 오로지 공허한 외로움뿐이야/ 내 안의 외로움 당신 없이’ 등의 가사로 이루어진 곡이다. <렌트>에서는 에이즈로 죽은 미미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곡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라슨과 어머니를 그리며 부른다. 유머감각도 빛났다. 이 작품은 랩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책을 바탕으로 2008년 뮤지컬로 제작한 것이다. 아직 <렌트>를 보지 못한 관객에게는 뉴욕의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꿈과 방황, 사랑 등을 녹여낸 <렌트>에 대한 관람욕구를 솟구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7일까지 서울 삼성역 KT&G 상상아트홀. 1544-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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