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2’

박은경 기자

전편의 앞뒤 넘나들며 대 이은 관계를 펼치다

영화 <친구> 이후 12년 만에 나온 <친구2>는 살아남은 준석(유오성)에서부터 시작된다. 법정에 선 준석은 “내가 한동수를 죽이라 지시했다”고 자백하고 17년 형을 받는다.

준석은 형기를 마치고 조직으로 돌아오지만 입지는 예전만 못하다. 그는 은기(정호빈)가 장악한 조직을 되찾기 위해 부하들을 모은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고등학교 시절 친구 혜지(장영남) 아들 성훈(김우빈)도 끌어들인다. 준석 아버지의 부하였던 조직 ‘회장’(기주봉)에게 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듣고, 조직 재건의 의지를 더 굳게 다진다. 준석에게 아버지 같은 특별한 감정을 느끼던 성훈은 그가 친부를 죽인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갈등에 빠진다.

2001년 개봉된 <친구>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8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다.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니가 가라, 하와이” 같은 대사는 아직까지도 회자될 정도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친구>가 큰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후속작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건 아니었다. 이미 완결성을 가진 전편에서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친구2>는 현재 준석과 동수의 아들, 1960년대 부산을 장악했던 준석 아버지와 준석 등 다양한 관계를 여러 시대로 나눠서 보여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무대도 부산과 울산, 그리고 일본 후쿠오카까지 넘나든다.

스케일이 커진 만큼 설명하고 보여줘야 할 대상도 많아졌다. 전편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동수 아들이 왜 등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의 서사가 필요하다. 동수의 아들인 성훈의 캐릭터를 보여주려면 과거에 대한 묘사도 있어야 한다. 영화는 성훈의 불우한 성장과정, 지금은 스님이 된 고교 동창과의 관계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거기에 1960년대로 건너가 준석 아버지의 활약도 그려낸다. 주먹의 시대에서 돈의 시대로 전환되는 1960년대의 풍경을 준석 아버지를 통해 보여주려 한다. 여러 시련을 이기고 조직을 만든 아버지의 이야기와 그 아들인 주인공의 현재 이야기를 연결하는 형식은 <대부2>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여러 시도는 눈에 띈다. 하지만 설명해야 할 관계가 많다보니 매끄럽게 연결하기 버거워 보인다.

<친구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곽 감독은 남자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는 데 장점을 발휘한다. <친구>의 장동건, <똥개> 정우성, <통증> 권상우같이 외모에 가려진 배우들의 연기력을 극대화했다. 이번에는 드라마 <학교 2013> <신사의 품격>에서 반항아를 연기했던 김우빈이 눈에 띈다. 전라도가 고향인 그는 영화 내내 강한 억양의 경상도 사투리를 내뱉는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덤벼드는 20대의 뜨거운 젊음도 표현해낸다.

14일 개봉. 상영시간 124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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