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생전 ‘자본’부터 최초 한글 ‘자본’까지···파주 북소리 축제 때 국내 최초 ‘마르크스 엥겔스 도서전’

김종목 기자

동아대학교 맑스엥겔스연구소 21~24일 경기도 파주 ‘북소리 축제’에서 국내 최초로 ‘마르크스 엥겔스 도서전’을 개최한다고 19일 알렸다. 1947년 한글로 출판된 최초의 <자본론>(서울출판사)도 첫선을 보인다. 전시장은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소회의실이다.

<자본> 1883년 독일어 판본. 동아대 맑스엥겔스연구소 제공.

<자본> 1883년 독일어 판본. 동아대 맑스엥겔스연구소 제공.

주요 전시 도서는 세 가지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의 기록유산’으로 선정된 마르크스의 두 저술 <공산당 선언>과 <자본> 제1권의 국제적 판본이 각각 50권씩 전시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살아 있을 때 출판된 희귀본들도 나온다. 아라비아어, 베트남어, 힌두어, 야쿠트어(러시아연방 소수민족 언어) 판본도 준비했다. 두 번째는 1845년 이후 100년에 걸쳐 출판된 마르크스 엥겔스 주요 저작의 역사적 판본, 세 번째는 최초의 한글 <자본론>이다. 시각 장애인용 ‘점자본’과 손바닥 크기의 ‘미니어처 본’도 전시한다. 총 전시 도서는 150권이다.

1947년 한글로 출판된 최초의 <자본론>(서울출판사). 동아대학교 맑스엥겔스연구소 제공

1947년 한글로 출판된 최초의 <자본론>(서울출판사). 동아대학교 맑스엥겔스연구소 제공

연구소는 “이들 문헌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다양한 언어들로 번역·출판됐는지, 시간적으로 얼마나 다양한 판본들로 꾸준히 출판됐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20세기 시간적으로 그리고 지리적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책들의 실물을 직접 눈으로 보는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지금까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스 엥겔스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진들, 세계 각국에서 그려진 만화, 이들 저술의 보급판 등도 함께 전시한다”고 했다.

구동독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에서 MEGA(Marx-Engels Gesamtausgabe, 마르크스 엥겔스 전집) 편집 분과장을 맡았던 롤프 헤커 교수 토크쇼도 마련했다. 연구소 소장인 강신준 교수가 22일 오후 3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문발살롱(지지향 1층)에서 진행하는 토크쇼 사회를 맡았다.

연구소는 “헤커 교수는 MEGA 관련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 도서들은 그가 평생 수집한 것들”이라고 전했다.

2010년 MEGA 소개를 하러 한국을 찾은 롤프 헤커 교수(오른쪽)와 강신준 동아대 교수. 동아대학교 맑스엥겔스연구소 제공

2010년 MEGA 소개를 하러 한국을 찾은 롤프 헤커 교수(오른쪽)와 강신준 동아대 교수. 동아대학교 맑스엥겔스연구소 제공

전시 도서는 온라인(marxengelslibrary.com)에서도 볼 수 있다. 강 교수가 MEGA관련 일화로 구성한 ‘100년을 기다린 책: MEGA 한국어판 이야기’도 유튜브(youtube.com/watch?v=LmYQYd8yEG4&t=10s)에 올렸다.

도서전은 지난해 열려고 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5월 ‘마르크스 엥겔스의 유일한 정본 전집’ 한글판 두 권(<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1~2>, 도서출판 길)을 냈다. 최초 한글판 <공산당 선언>이 1921년 중역본으로 나온 지 만으로 100년 되는 해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연기했다가 이번에 개최하게 됐다.

<마르크스 엥겔스 한국어 전집>은 80권으로 이뤄진다. 연구소는 2023년까지 1차로 17권을 출판한다. 강 교수는 “<마르크스 엥겔스 한국어 전집> 출판은 2013년 유네스코에서 ‘인류의 기록유산으로 선정된 마르크스 엥겔스 저술의 고전적 가치를 후대에 전해주기 위한 것이다. 완성을 위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학술적 작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 연구소의 취약한 재정적 토대, 학술 가치를 지닌 유품에 관한 관심이 낮은 국내의 문화적 풍토에 아쉬움이 많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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